김종관2 골목 바이 골목 연휴 첫날, 앞으로의 3일을 알차게 보내보겠노라고 일찍 일어나 조조영화를 보러 갔더랬다. 였는데, 동생이 말한대로 영화는 제목만큼 밝지 않았고,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기까지한 우리의 IMF 생각이 났다. 동생은 그때 엄마가 휴지를 사주지 않아서 예전에 엄마 가게에서 쓰려고 만들어놓은 냅킨을 일일이 펴서 일을 봤었다는 얘기를 했다. 나는 그 시절 혼자 서울에서 흥청망청 산 것만 같아 미안했다. 우리는 이제 그 이야기를 하며 조금은 웃을 수 있게 되었지만, 지금의 그리스는 어떨까,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영화를 보고 생각해봤다. 영화를 보고 나와 걷는데, 너무 더웠다. 아직 겨우 5월인데, 벌써 한여름이 성큼 온 것만 같았다. 결국 걷다가 뭔가 시원한 걸 마셔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가게를 지나.. 2017. 5. 7.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전주에서 이 책이 내게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한옥 숙소에서 불을 끄고 혼자 누워 있다가. 홍대에 있는 카페꼼마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페 앞에서는 흠집이 있어 정상 판매를 하지 못하는 책들을 싸게 판매하고 있었다. 그 책들을 둘러보다 발견했다. 김종관 감독의 책. 그렇게 산 책이었다. 한동안 책장에 고이 꽂혀 있었는데, 를 보고 이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이거나 사랑이 아니어서 죽도록 쓸쓸한 서른 두 편의 이야기'. 서른 두 편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에 대한 김종관 감독의 산문이 있다. 그러니까 예순 네 편 모두 김종관 감독이 쓴 거다. 서른 두 편은 모두 사랑 이야기다. 그것도 섹스에 관한. 끈적끈적한 섹스가 아니다. 촉촉한 섹스이다. 읽는 중에 친구를 만나게 됐는데, 이 촉.. 2016. 5.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