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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이유
    모퉁이다방 2007. 7. 5. 15:15



    얼마전 술 마시고, 물건 세 가지를 잃어버렸다.

    핸드폰.
    핸드폰 이어폰.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핸드폰은 택시에 두고 내린 거였다. 아저씨랑 협상 끝에 3만원을 드리기로 하고 집 앞까지 와 주셨다. 아는 분에게 '오늘 핸드폰을 택시에서 잃어버렸는데, 아저씨가 3만원에 가져다 주셨어요. 아저씨가 착하신 거 같아요.' 라고 했더니, 3만원 받고 착한 아저씨였다고 하는 세상이라니, 라고 하시더나. 잃어버린 내가 바보인게지.

    요즘 핸드폰으로 라디오도 듣고 음악도 들어서 꼭 필요한 게 이어폰인데, 다시 찾을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인터넷에서 저렴한 가격을 찾아 주문했다. 그런데 이어폰이 너무 엉망이다. 예전 이어폰은 음질 최고였는데, 이번 이어폰은 너무 웅웅 울려서 음악을 잘 들을 수가 없다. 어찌나 예전 이어폰이 그립던지. 다시 사야되는거야?

    술 마시러 가는데 왜 책을 가지고 나갔는지. 그것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혹시나 주은 사람이 우체통에라도 넣어줘서 도서관에 반납되지 않을까 일말의 희망으로 반납일까지 기다렸는데, 오늘로 연체 1일이다. 도서관에 전화해서 분실했으니 사서 반납해도 되냐고 문의를 하고, 방금 인터넷에서 주문했다. 다 읽지도 못했는데, 연체는 벌써 시작되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며, 사랑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도 새책 신청해서 어제 들어왔던데 그새 누가 빌려가겠구나. 언제 읽을 수 있을까나.

    아, 역시 술은 과하면 안되는 것이니라. 요즘 내가 금주하고 있는 이유다. 그나저나 이어폰의 행방은 궁금하지가 않은데, 면목정보도서관이라는 바코드가 박혀있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누군가 주워서 읽고 있을까? 메타포에서 끊겨버린 나의 우편배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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