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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맨
    서재를쌓다 2009. 12. 24. 00:12
    싱글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그책



        읽을 때보다, 읽은 후에 더 많이 생각났던 소설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한 남자의 하루를 그린 소설이라는 소개에 끌려 읽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자의 슬픔, 그 남자의 하루, 그 남자의 그리움과 아픔, 그런 감정들을 예상했었는데, 소설은 언젠가 한 남자에게 다가올 온전한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한다. 소설의 처음은 남자가 잠에서 깨어날 때이고, 시간은 아침이다. 남자는 잠에서 깨어나자 마자, 자신이 '여기' '지금' '있음'을 깨닫고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은 남자가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잠이 들 때다. 시간은 밤(혹은 새벽). 역시 남자는 죽음을 생각한다. 남자는 늙었고, 사랑하는 사람은 먼저 떠났고, 그에게도 곧 그 날이 올 것이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대학에 나가 강의를 하고, 외로운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고, 매력적인 제자를 유혹해 보기도 하지만, 그에게 매일매일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다. 내게 십이월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듯이 그의 어떤 시절도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겠지. 그리고, 가겠지. 그렇게 매일 아침에 깨어날 때 죽음을 떠올리고, 매일 밤 잠에 들 때 죽음을 느끼는 남자. 콜린 퍼스가 그 남자를 연기했다고 한다. 상도 받았다지.

        마음에 남는 구절이 몇몇 있었는데,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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