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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포즈 - 산드라 언니는 여전히 멋지군요!
    극장에가다 2009. 9. 6. 22:04



        Y언니의 표현에 따르면, 나는 로코 마니아. 나는 우울한 밤이면, DVD로 로코를 틀어놓고 볼만큼 보다 잔다. 그러면 뭔가 내일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만 같은 기분이랄까. 안심이 된다. 얼마 전, 중고로 구입한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DVD도 몇 번을 되풀이해서 보다 잠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은 끝까지 보기도 했지. 로코는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으니까, 늘 나를 꿈꾸게 해주니까, 때론 나를 위로해주니까, 나이값 못한다고 욕할지 몰라도, 로코를 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단, 잘 만들어진 로코의 경우에 그렇다. 혹 잘 만들어지지 못했더라도, 뭔가 나랑 통하는 한 장면이라도 있으면 좋다. 여기서 로코는 로맨틱 코미디. Y언니의 표현이다.

        저번주 씨네21 특집이 바로 로코였다. <프로포즈>와 <어글리 트루스> 개봉 기념 특집이랄까. '씨네21이 선정한 현대적 로맨틱 코미디 베스트 20'이 있었는데, 여기에 내 마음 속 로코들이 대거 소개되어 있었다. 일단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캬아. 처음부터 죽인다. 우디 앨런의 <애니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도 있다. <사랑의 블랙홀>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도 있고. <노팅힐>!!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도. <제리 맥과이어>도 있고, <브리짓존스의 일기>도 있다. 제니퍼 애니스톤의 <내가 사랑한 사람>은 애니스톤의 팬들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이라 소개되어 있는데, 이거 정말 보고싶다아. 그리고, 그리고, 나의 사랑, 나의 로코 <당신이 잠든 사이에>. 하트 뽕뽕이닷. 

       Y언니는 <프로포즈>에 나오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좋단다. 나는 산드라 블록을 좋아하니깐 우리에게 금요일 딱맞춤 감상영화였던 셈. 영화는 대만족이었다. 그래그래, 자고로 금요일 저녁에는 이런 영화를 봐줘야지. 한참을 웃고 즐기다 나왔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평범한 미국인의 얼굴을 해서 영화 보기 전까지는 그저그랬는데, 귀엽더라. 귀여워- 산드라 블록은 얼굴이 예전보다 부자연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만족. 죽지 않았어- 왠지 모르겠지만 나는 <스피드> 때부터 이 언니가 좋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보고는 완전 빠졌지. 멋진 언니다. 미국에서 이 영화가 흥행하면서, 로코 재기에 성공하셨단다.

        <프로포즈>를 보고 있으면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저절로 떠오른다. <프로포즈>에서는 마녀 편집장에, 일 중독자에, 까칠하고, 남에 대한 배려심 따위 꼬딱지만큼도 없는 마가렛 역할이지만, <당신의 잠든 사이에>의 루시가 드문드문 생각이 난다. 일단 마가렛도 루시도 고아다. 부모님 없이 혼자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마가렛도 티는 안 냈지만, 루시처럼 분명 크리스마스때면 외로웠을 거다. 혼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면서, 쓸쓸해하다 <폭풍의 언덕>을 읽을 거다. 분명하다. 그리고 거짓말. 마가렛도 루시도 어쩌다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게 일파만파로 커지기 시작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결혼식장에서의 고백 장면도 비슷하다. 그리고 마지막의 엔딩도. <프로포즈>도 재밌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루시가 더 보고싶어졌다. 기다려요, 루시 언니. 내가 곧 언니 또 만나러 갑니다. Y언니는 내가 모뎀소리 장면에서 극장에서 제일 크게 웃었다고 했다. 그건 나이가 있어야 웃을 수 있는 유머코드라고. 요즘 아이들은 그 모뎀소리 아예 모르는 건가요? /아흑/. 여기서 또 세대차이가 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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