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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회 아카데미 시상식 - 이제 극장으로 달려가자
    티비를보다 2008. 2. 25. 19:15

    아카데미 시상식이 80회를 맞이했다. OCN의 아카데미 시상식 생중계를 보면서 든 이런 저런 생각들.


    레드 카펫의 눈부신 드레스 향연

       역시 시상식하면 여배우들의 아름다운 드레스다. 실제 여배우들도 예쁘고 아찔하기도 한 드레스로 맵시를 뽐내며 배우라는 직업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누구보다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싶은 레드 카펫 위 어여쁜 여배우들 중에 올해 아카데미에서 유독 눈에 띄이는 드레스들이 있었다. 바로 임신한 통통한 배를 한껏 드러낸 아름다운 만삭의 여배우들. 쌍둥이를 임심한 제시카 알바, 임신해도 여전히 우아한 케이트 블란쳇, 임신한지도 모를 정도였던 니콜 키드먼. 만삭의 몸에도 아름다운 D라인의 드레스로 여성미를 한껏 뽐낸 여배우들, 진정 멋있었다.


    80년을 뒤돌아보는 아카데미의 추억들

       얼마 전까지 계속되었던 할리웃 작가들의 파업때문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열리지 못할 수도 있었다. 다행스럽게 잘 해결되어 짧은 준비기간으로 열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 때문인지 다소 차분했다. 이전의 시상식은 화려한 공연이나 무대를 연출했었는데, 올해는 시상 중간중간에 지난 80년의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를 추억하는 영상으로 채워졌다. 시상자를 발표하기 전에 각 시상부분의 전 수상자들을 편집해서 보여줬다.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 수 있고,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던 배우들의 옛 화면을 마주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헐리웃의 아카데미치고는 차분했다.


    주제가상 다섯 무대 중 세 곡이 <마법에 걸린 사랑>

       <마법에 걸린 사랑>은 즐겁게 보았다. 유치할 줄 알았는데 사랑스러웠던 영화였다. 영화 속 음악들도 발랄하고 유쾌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무대에 다섯 팀이 올랐는데, 세 팀이 <마법에 걸린 사랑>이였고 나머지 두 팀이 <원스>와 <어거스트 러쉬>였다. 그래서 <마법에 걸린 사랑>이 총 세 번이나 공연되었는데 너무 편향된 무대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준비가 미비하거나. 결국 <원스>가 주제상을 차지하긴 했지만. <마법의 걸린 사랑> 세 곡은 함께 뮤지컬 형식으로 연출하고 다른 볼거리가 있는 무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헐리웃 배우들이 한꺼번에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이니만큼 그들을 두루 많이 보고 싶은 욕심 때문인가? 아쉬웠다.


    <원스>의 주제가상, <라비앙 로즈>의 마리온 코티아르 여우 주연상

       두 영화 다 무척 감명 깊게 본 터라 이들의 수상에 큰 박수를 보냈다. <원스>의 'Falling Slowly'공연 때도, 적은 돈으로 빠른 시간에 찍은 작은 영화가 이렇게 아카데미 무대 위에 섰다는 수상 소감에, 마리온 코티아르의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촉촉한 수상소감에 내 마음이 설레였다. <원스>와 같은 작은 영화가 음악만으로 멀리 한국에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고, 아카데미 무대에까지 섰다는 것. 프랑스 샹송 가수의 일생을 영화화한 <라비앙 로즈>의 프랑스 배우 마리온 코티아르가 쟁쟁한 헐리웃 여배우들 속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 정말 마음 깊이 축하의 박수 보내고 싶다. 짝짝짝.


    보고 싶었던 얼굴, 보고 싶을 얼굴

       시상자에 오웬 윌슨로 나왔다. 자살 시도로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는데, 그의 얼굴이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그가 빨리 마음의 상처를 지우고 계속 좋은 연기를 스크린 속에서 펼쳐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난 1년동안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의 영상도 있었다. 코닥극장을 꽉 채운 영화인들은 그 영상이 계속되는 동안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제일 마지막은 히스 레저였다. 앞으로 많이 보고 싶을 얼굴들.    


       OCN의 생방송은 여러모로 아쉽다. 동시통역의 자막은 한 템포씩 늦는 것은 당연한 거지만, 앞 뒤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들이 꽤 있었다. 위성상태가 나빠 화면이 자주 끊겼다. 생방송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꼭 다시 편집되고 자막이 제대로 출력되는 방송으로 봐야 제대로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제 해야할 일은 확실해진 것 같다. 극장으로 달려가는 것. 후보에 오르고 상을 받은 영화들 중에 아직 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비롯해 <어톤먼트>, <주노>. 아, 기대된다. 얼마나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영화들일지. 아카데미 시상식은 어쩌면 우리들을 극장으로 가게 만드는 통로일 뿐일지도 모른다. 가서 보자. 그리고 영화를 제대로 느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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