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설 연휴는 길었고, 우리는 더 열심히 놀았다.
게임이라고는 몇 년 전에 사 두었던 루미큐브와 고스톱뿐이였는데,
올해 세배돈을 모아 젠가와 부르마블을 구입했다.
부르마블 비싸더라. 예전엔 천원짜리 사서 종이돈 찢어서 했었는데.
발야구도 했다. 우리 짝수팀이 역전했다.
우승팀 기념사진도 한 장 박고.
늦은 밤, 다 큰 우리들은 양주도 마셨다.
올해 우리들은 군대를 가고, 대학을 가고, 코스모스 졸업을 한다.
모두 다 보고 있었더라. 뉴하트.
나만 맨날 버럭거리기만 한다면서 투덜거리면서 봤고,
다른 아이들은 다들 지성이 너무 귀엽다며 열광하면서 봤다.
전 날 함께 본 본방송을 다음날 재방송으로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티비 앞에 착 달라붙어앉아 보는 사촌 동생을 보고 나는 기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