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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거스트 러쉬 - 올해 본 음악영화 중 제일 별로였던
    극장에가다 2007. 11. 21. 20:28


        가을 들어서 <어거스트 러쉬>까지 음악영화를 세 편 봤어요. <원스>와 <라비앙 로즈>와 <어거스트 러쉬>. <원스>는 아직까지 롱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더라구요. 가을 초입에 봤었는데, 혼자서 극장에서 보기에 좋은 영화인 것 같아요. 제 주위 분들도 거의 혼자서 봤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면 꼭 OST를 이어폰으로 듣고 싶은 영화예요. <라비앙 로즈>는 에디트 삐아프의 전기 영화였는데, 그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는데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구요. 배우의 연기도 좋았고, 영화 속에서 들어왔던 삐아프의 음악들을 그녀의 평탄치 않았던 생애에 푹 젖어서 들으니 벅찬 감동이 몰려오던 그런 영화였어요. 역시 영화를 보고 그녀의 음악들을 찾아서 들으면서 그 날의 감동을 되새겼어요.

       <어거스트 러쉬>가 제일 별로였네요. 기사를 보니까 음악영화의 이유있는 돌풍이라며 위의 두 영화와 연결해서 감동적인 음악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던데, 좀 아니예요. 두 음악 영화에 감동해서 마지막 <어거스트 러쉬>도 많이 기대했거든요. 먼저 보고 싶어서 시사회로 본건데. 배우들도 빵빵하잖아요. 제가 보건데 가장 섹시한 남자 입술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네버랜드를 찾아서>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프레디 하이모어, 로빈 윌리암스가 나름 악역으로 등장하고, 테렌스 하워드까지 나온다구요. 사랑 이야기고 음악이 담겨져 있어서 꽤 감동적이고 감미로울 거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하였어요.

       <어거스트 러쉬>는 동화같은 스토리예요. 그런데 공감이 전혀 되지 않는 동화요. 남자와 여자는 첫 눈에 반하고, 하룻밤의 사랑으로 아이가 태어나고, 여자의 아버지는 그 아이를 몰래 버리고, 그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음악적 재능을 이어받아 음악의 천재로 자라나고. 힘들고 고단한 거리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는 곧 하늘의 뜻으로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자신의 부모를 만나게 될거라 기대하며 오직 음악으로 버텨내죠. 인위적이고 식상하고 고리타분한 우연이란 우연은 이 영화에 모두 모여있어요.

       뭐 그래도 시간이 영 아깝지 않게 했던 건 역시 음악이예요. 끝나고 OST를 찾아 들을 정도로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괜찮았어요. 락을 하는 남자와 클래식을 하는 여자의 선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면들이 있는데 마치 한 곡처럼 괜찮았어요. 그리고 어거스트가 기타를 퉁퉁 치면서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신기하고 듣기에도 좋더라구요. 마지막 오케스트라 음악도 괜찮았고. 교회에서 어거스트가 만나게 되는 꼬마 흑인 아이가 있는데 정말 귀여워요. 말하는 것도, 표정두요. 어린데 노래도 정말 잘 부르더라구요. 그리고 여전히 멋진 조니단의 외모와 웃는 모습이 귀여워서 미소를 유발하게 하는 프레디 하이모어를 보고 있으면 두 시간 즈음의 상영시간이 그럭저럭 흘러가요.

        좋은 배우들인데 너무 아쉬운 영화였어요. 구혜선이 거의 엑스트라로 나온다는 기사를 보고 갔는데 아쉽게도 저의 눈은 그녀를 찾아내지 못했어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나봐요.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기억이 그리 나쁘지 않은 건 영화를 보고 나오니깐 정말 어떤 로맨틱한 영화처럼 첫 눈이 폴폴 내리고 있었거든요. 올 첫 눈은 정말 풍성하게 오더군요. 영화만 좀 더 괜찮았으면 하늘 위로 날아가는 기분을 만끽했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조나단, 안 좋은 기사가 났던데 왜 그러셨어요? 아, 모든 것이 용서가 될 것 같은 저 눈빛과 입술. 그래요. 괜찮아요. 다음 번에 괜찮은 영화로 빨리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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