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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리베이비 - 세상을 향한 그녀의 서툰 발걸음
    극장에가다 2007. 11. 21. 12:30

        셰리는 마약을 사기 위해 돈을 훔치다가 잡혀서 감옥생활을 해요. 그리고 가석방되어서 겪는 힘든 일상과 지친 마음을 담은 영화예요. 그녀에게는 알렉시스라는 딸이 있구요. 딸은 오빠네가 맡아서 키워주고 있어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스틸 사진이 있었는데, 셰리가 버스 창가에 얼굴을 대고 비내리는 창밖을 기분 좋게 바라보는 사진이요. 영화는 이 장면에서부터 시작해요. 가석방이 된 셰리가 버스 안에서 커다란 헤드셋을 꺼내 음악을 들으며 촉촉해진 창 밖의 풍경에 미소짓는 장면에서요. 셰리는 이제 모든 게 다 잘 될거다, 다시 태어나서 열심히 살아볼거다, 이제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볼거다, 라며 미소를 지었지만 살아간다는 것은 그녀의 어둡고 짙은 눈화장처럼 쉽지가 않아요.

       이 영화의 제목인 셰리베이비는 두 가지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셰리의 베이비, 그녀가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 싶어하는 자신의 딸, 알렉산더를 의미하는 것이랑요. 한 아이의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셰리가 가석방 후에 냉담한 세상을 마주하면서 상처 받으면서 서툴게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는, 더이상 셰리는 베이비가 아니라는 의미로요.

       그녀가 가석방 후 마주한 현실은 냉혹해요. 가족들은 그녀를 가식적으로 맞이해요. 잘 왔다, 한번 말해주고는 무반응이죠. 사랑받고 싶어하는 그녀는 자꾸만 가족들에게 손을 내밀지만 쉽게 그 손을 누군가 잡아주질 않아요. 남자들은 그녀의 몸에만 관심이 있고 원하는 건 뻔하고, 딸은 어느 순간 그녀를 셰리라고 부르기 시작해요. 엄마라고 하는 대신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직업을 갖고 싶지만 전과경력때문에 쉽지가 않고, 그녀의 친아빠조차 위로를 핑계로 그녀의 몸을 더듬어요. 그녀의 눈화장은 점점 번져나가요. 정말 잘해나가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다시 약의 기운에 기대게 되고 딸을 데리고 도망칠 생각을 해요.

    내 딸을 돌봐줄 수 있겠어?

       마지막에 셰리는 이 말을 오빠에게 슬쩍 내밀고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요. 한번도 이런 식으로 말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요. 오빠는 그녀를 꼭 안아주면서 말하죠. 나는 정말 니 편이라고. 그녀는 이제 번져나간 눈화장을 지우고 마약을 끊기 위해 입원을 할 거예요. 영화의 처음에 그랬듯이 그녀는 또 한번 잘 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미소지을 거예요. 이번에는 정말 그럴지도 몰라요. 사실 그녀 주위에 따뜻한 사람이 꽤 있거든요. 그녀의 오빠도 사실 따뜻한 사람이예요. 그리고 딘은 향을 피워 그녀를 목욕시켜줬죠. 셰리의 베이비가 아직까지 엄마를 조금 무서워하긴 하지만 곧 괜찮아질 거예요. 그녀는 셰리고, 그 아이는 셰리의 베이비니까요. 그리고 더이상 셰리는 베이비가 아니니까요.

       매기 질렌할은 <세크리터리>에서부터 느꼈는데, 정말 영화를 위해서 뭐든지 할 것 같은, 해낼 수 있는 것 같은 배우 같아요. 그녀는 정말 배우로 느껴져요. 아, 그리고 저는 극장에서 봤는데 곧 TV에서 해줘요. 더빙인 거라 왠지 몇몇 장면들을 편집할 것 같은 단점이 있겠지만요. KBS 프리미어로 12월 6일날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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