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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다방

도서관

by GoldSoul 2007. 5. 15.

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모두 찾았다.

방각본 살인사건.
로큰롤 보이즈.
뷰티풀 마인드.
1001개의 거짓말.
그리고 2007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아무도 앉지 않은 책상에 자리잡고 앉아
가져온 책을 모두 내 앞에 쌓았다.

조금씩 뒤적거리다가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었다.
내 친구가 한때 열광했던 전경린을 읽고,
요즘 내가 열광했던 김애란을 읽었다.
긴 시간을 들여 한줄한줄 씹어 삼키니
처음에는 조용한 도서관에 쩍쩍거리는 운동화 소리들이 신경에 거슬리고
점점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공허해서 자꾸만 텅 빈 소리가 나던 내 가슴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도서관이 답답해졌다.  
로큰롤 보이즈만 살짝 빼내어 대출을 하고 종합자료실을 나왔다.

도서관 밖으로 나와
50원짜리 동전 네 개를 집어 넣고 고급밀크커피를 한 잔 뽑아마셨다.

얼마전 한 사촌이 내게 말했다.
누나는 작가가 됐음 좋겠어.
왜?
그냥. 누나가 미니홈피에 쓴 글들이 좋아.
나는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작가가 되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했다.
사촌언니의 돌잔치를 다녀오며, 또 다른 사촌이 내내 중얼거리던 말.
얼마나 좋아야 결혼이라는 걸 하는걸까?
나는 오늘,
얼마나 잘 써야 작가가 될 수 있는걸까?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