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헤어질 결심
    극장에가다 2022. 7. 8. 13:58

     

     

       <해방일지>에 한창 빠져 있었더랬다. 다 본 내용이었는데도 집안일을 하면서 괜시리 틀어놓기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집안일을 하다 드라마 OST가 흘러나오면 '아, 그 장면'이구나 하며 배우들의 표정들을 떠올렸다. 지금도 OST를 들으면 몇몇 장면들이 생각이 난다.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장면을 볼 때 알았다. 쓸쓸할 때 이 장면이 자꾸 떠오를 거라는 걸. 박해일이 출렁거리는 물결 속에서 방금 깨달은 사랑을 찾아 헤매는 장면. 박해일의 대사처럼 잉크처럼 스며들어 서서히 번지는 것들이 있다. 좋은 이야기, 좋은 장면들이 내게 그렇다. 그런 것들은 내 몸에 살포시 스며들어 있다 어느 순간 고개를 내민다. '나도 이렇게 힘들었잖아. 너 봤잖아. 그런데 이겨냈잖아. 지나고 보니 별 거 아니였잖아. 응, 괜찮아질 거야.' <해방일지>의 이민기도 언젠가 내게 힘을 줄 것이다. 이민기는 드라마 초반 내뱉어야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삼키는 사람이 되었다. 나쁜 말들을 나쁜 일들을 내뱉지 않고 삼켜서 이겨내는 사람이 되었다. 말을 많이 하는 대신 산을 보러 가고 책을 읽으며 자신의 내면을 단단히 다지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했을 때 자신에게 온 평화를 진정으로 맛보았다. 크지 않은 수입을 소중히 여기고 낭비하지 않고 남들 보기엔 지루해보일지 몰라도 평범하디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나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두 편 다 일상을 살다 문득 생각이 난다. 그러니 좋은 영화였고 좋은 드라마였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