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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퉁이다방 2022. 2. 17. 11:07

     

       요즘 지안이는 낮잠을 두 번 잔다. 오전 아홉시에서 열시 즈음에 한 번, 오후 두 시에서 세 시 사이에 한 번. 짧으면 사십분 길면 두시간까지. 두 번을 합하면 낮잠시간이 세 시간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옆으로 눕혀 토닥토닥해주면 잘 자기도 했는데 혼자 앉을 수 있게 되면서 시도때도 없이 앉는다. 코-오 자보자 눕히면 얼굴 가득 웃음기가 돌면서 앉고, 새벽에 잠에서 깼을 때도 가만히 앉아 어둠 속에서 뭔가 잡을거리를 찾아 혼자 사부작사부작 한다. 그러다 자기 깬 걸 엄마가 계속 모르면 칭얼대는 소리를 내며 이제 그만 일어나라 하고. 

     

       오늘은 옆 아파트 경은씨가 유모분만을 하는 날이라 했다. 내 수술날 생각이 났다. 수술 앞뒤로 받은 격려의 문자들과 그날 아침 사촌동생의 부재중 전화. 사촌동생은 그 날 전화를 했다 내가 받지 않자 잘 수도 있을 것 같아 후다닥 끊었다며 톡을 남겼다. 시간을 보면 출근을 갓 하고 한 것 같다. 언니 자나? 잘 것 같아서 후다닥 끊었네. 오늘 디데이네. 무섭기도 할 것 같은데 이 세상 엄마들도 다 하니까라고 생각하니 용기가 나더라고. 언니도 잘 할 수 있을거야. 화이팅! 애기 잘 만나. 하트. 그 때 받은 메시지가 병원에 가기 전 정말 큰 힘이 되어서 나도 경은씨에게 아침 일찍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무척 힘든 새로운 세상이 열릴 거예요. 동시에 무척 행복한. 그러니 힘내요, 라고. 

     

       오늘 휴가인 동생과 영상통화를 마치고 눈을 비비기 시작한 지안이를 재운다. 내 왼쪽 어깨에 지안이 머리를 올리고 등을 토닥토닥해준다. 무릎으로 반동을 주며 쉬쉬- 소리도 내고 한낮의 자장가도 불러주며 이제 조금 자고 일어나자 한다. 새삼 지안이의 무게가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잰 무게가 9.2키로. 태어났을 때 무게는 3.04키로. 아이 몸무게가 쑥쑥 늘 때는 하루가 다르게 무거워진다, 이제 오래 못 안아주겠다 했는데 아이의 무게에 나도 적응이 되고 있나 보다. 그리 무겁지가 않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은 목요일 오전. 오늘은 아빠가 늦게 온다 했으니 (흑흑) 두 번 낮잠도 한 번의 긴 밤잠도 엄마랑 잘 해보자. 이제 곧 일어날 시간이네. 아이의 낮잠 시간이 엄마에게는 참으로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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