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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완서
    서재를쌓다 2021. 8. 29. 23:10

     

     

      책을 사봐야겠다고 결심한 건 그림 때문이었다. SNS에서 우연히 봤는데 아이를 뒤켠에 두고 잠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는 박완서 작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박완서는 자기 전에 꼭 책을 읽었어요. 작품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문장과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저 따뜻한 불빛이 그때의 내게 위안이 됐다. 그래, 책을 읽으면 돼, 생각을 했더랬다. 그림을 올린 분에게 어떤 책인지 물어봤고 아직 출간 전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얼마 전 불현듯 떠올라 인터넷 서점에 '박완서'라고 검색해봤더니 출간이 되었더라.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었고 짧은 내용이었지만 읽는 동안 뭔가 벅찬 느낌이 있었다. 남의 느낌을 빌리지 말고 정직하게 자기 느낌을 표현하자. 익을 시간. 쓰지 않을 수 없는 순간. 이런 말들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완서는 충격을 받았어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었죠.

      "세상이 달라 보여."

      완서가 도서관 문을 나서며, 친구에게 말했어요.

      "어떻게 달라 보여?"

      "갑자기 낯설게 느껴져. 세상의 뒤쪽을 본 것 같아."

      완서는 두렵고 슬펐어요. 어린이가 알아선 안 되는 어두운 면을 보아 버린 것 같았죠. 문학이 '세상의 뒤쪽'을 담는, 입체적인 것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깨달았어요. 완서는 훗날 <아아, 무정>의 원래 제목이 <레미제라블>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 2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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