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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제
    극장에가다 2021. 1. 27. 21:38

     

     

     

       조제를 봤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조제가 되었다. 한때 조제를 좋아해서 매년 극장으로 그녀를 만나러 갈 때도 있었는데. 한국의 조제는 나쁘진 않았지만 너무 아름다운 순간들만을 모아놓아서 일본의 조제보다 현실감이 덜했다. 일본의 조제는 마지막에 사토시가 도로변에서 엉엉 울어버리는 순간이 오기까지 충분히 이해될 만한 그들의 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함께 펑펑 울 수 있었다. 남주혁의 눈물은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그냥 예쁜 울음이었다.

     

       한국의 조제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일본의 조제에서는 없었던 장면이다. 할머니와 함께 마당이 있는 작은 집에서 꽁꽁 숨어 지내던 다리가 불편한 조제에게 어느 날 남주혁이 나타난다. 밥을 해주니 스팸을 가져오고 또 밥을 해주니 공짜로 집을 편하게 고칠 기회가 있다고 지원해보자고 한다. 그렇게 복지관 사람들이 와 조제와 할머니의 집을 편리하게 고쳐준다. 조제는 거실 한 구석에 있었다. 복지원 사람이 정수기를 손 보면서 엄청난 발랄함으로 운이 좋은 거라고, 딱 한 대의 여분이 있었는데 그게 언니 집으로 올 수 있었다고, 다음에 자기에게 밥 해 달라고 말한다. 조제는 그녀의 손을 유심히 본다. 한 손이 의수이다. 그로 인해 살짝 불편할 뿐 힘들어보이지 않는다. 몸도 마음도. 무척이나 밝은 사람이다. 사회에 속해 장애 따위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사람들과 함께 밝게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 의수를 바라보던 조제의 표정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가끔 생각이 난다. 언젠가 힘이 들 때, 일어나기 싫어 주저앉고만 싶을 때 그 장면을 떠올리자 생각한다. 이후 조제는 일본의 조제와 마찬가지로 진한 사랑을 하고 아쉬운 이별을 하고 혼자 씩씩하게 살아간다. 사랑했던, 사랑받았던, 그리고 잘 이별했던 기억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다. 씩씩하고 굳건하게, 밝고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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