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리틀 라이즈

from 티비를보다 2020. 10. 11. 18:08

 

 

   시즌 1을 끝내고 '몬터레이'를 여러 번 검색해 봤다. 이 드라마에는 니콜키드 만, 리즈 위더스푼 등 화려한 스타들이 줄이어 등장하는데 그들보다 나는 이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는 마을의 분위기에 마음을 뺏겼다. 몬터레이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항구도시로 옛 건물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고 자연경관이 뛰어나며 일년 내내 온난하고 강수량이 적어 해안 휴양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역사가 오래된 재즈 축제가 열리고, 유명한 수족관도 있는 곳이란다.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사는 어마어마한 저택 뒤로, 혹은 앞으로 몬터레이 바다가 보인다. 집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바다가 연결되어 있어 백사장을 밟을 수 있기도 하고, 집 안 수영장에서 바다를 내다볼 수도 있다. 통유리창인 안방에서 파도가 생생히 느껴지기도 한다. 등장인물 모두가 거의 어마어마한 부자들인데 유일하게 형편이 좋지 않은 제인도 답답한 마음이 생길 때마다 항상 바다로 나간다. 이어폰을 끼고 백사장을 달리거나 파도가 무성한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드라마 속 몬터레이 바다는 강하다. 파도가 바위를 향해 힘차게 몰려와 세차게 부서진다. 미련없이, 거침없이. 꼭 동해 바다같이.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그들도 그렇게 거침없이 돌진하는 파도를 매일 들여다보면서 힘을 냈는지도 모른다.

 

    어제 시즌 2 마지막회를 봤는데 엉엉 울고 말았다. 그동안의 드라마 전개상 울지 몰랐는데 어느 순간 눈물이 터졌고 멈추지가 않았다.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이든 간에, 잘 살고 있든 못 살고 있든 지금의 내가 된 것에는 반드시 과거의 어떤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드라마는 말해준다. 그게 아낌없이 받았던 사랑이었을 수도 있고 버틸 수 없이 힘들었던 상처일 수도 있다. 곁에 아무도 없다고 느껴지던 아득함일 수도 있다. 잘 살고 있다고 생각이 되어도 한번 무릎이 꺽이게 되면 그 상처들이 어김없이 튀어나오니 상처가 났을 때 소독을 잘 하고 약을 잘 바르고 치료를 잘 해야 한다고 드라마는 말한다.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으니 그걸 인정하고 사과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드라마는 말한다. 우리는 모두 외롭지만 외로운 사람들이 모이면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내 안의 아픈 어린아이를 잘 위로하고 보듬어주고 웃으며 떠나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울고나니 개운해졌다. 이제 그녀들은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아, 이 드라마 음악이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