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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레스
    모퉁이다방 2019. 8. 7. 17:07

     

       지난 주말에는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를 보러 갔다. 준비 초기에는 결혼식 관련해 이것저것 검색을 많이 보았는데, 인터넷이 시키는 대로 하자니 하루의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릴 같았다. 그래서 플래너 없이, 결혼식장도 군데만 가보았고 마음에 들어 바로 계약을 했다. 드레스도, 헤어 메이크업도, 당일 스냅사진도 알아보지 않고 예식장 패키지로 예약했다. 예식장을 보니 패키지가 그리 나쁘지 않을 같았다. 웨딩사진은 사진관 같은 곳에서 간단히 찍으려고 했는데, 친구가 직접 찍어준다고 해서 야외에서 찍었다. 사진들이 없었으면 영상이며, 테이블 위에 올릴 사진이며 모두 부족해서 뒤늦게 헤매고 있었을 거다. 사진을  때마다 날의 풍경들을 생각한다. 흐렸던 날씨, 그럼에도 더웠고, 사람은 사진을 찍고, 사람은 짐을 들고, 다른 사람은 사진이 찍혔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함께 찍히던 사람이 지나치게 지쳐했던 것과 모든 것이 끝났을 안심했던 표정들. 와중에도 책임감이 막중했던 메인 포토의 걱정스러운 얼굴. 끝난 뒤에 다리 한가운데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짐과 땀과 고생이 모두 다 나오게 주위 사람에게 부탁해서 찍었다. 찍기 전에 이미 추억이 알았는데, 찍고 나니 정말 진한 추억이 되었다. 시간과 마음이 고스란히 사진에 담겼다. 인화해서 예식장 테이블에 올린 장은 나무액자에 담아 어딘가에 놓아둬야지.

       드레스는  있었고, 바로 가봉을 한다고 했다. 한 달 쯤 전에. 처음 사실을 안내 받았을 때는 마음에 드는, 아니 몸에 맞는 드레스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는데, 그래 번이니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동생과 신랑 사람과 함께 갔고, 벌을 입어볼 있다고 했다. 심플한 스타일이 좋겠다고 하니, 심플한 , 화려한 벌을 권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입어보자고 했다. 당연히 심플한 마음에 거라 생각했는데 왠걸 나이 들어 보였고, 번째 화려한 드레스는 입자마자 반짝반짝 빛이 났다. 말고 드레스가. 그런데 팔뚝이 엄청났다. 팔뚝이 엄청난 알고 있었지만, 반짝반짝한 입으니 더욱 부각이 됐다. 신랑 사람은 친구들에게 코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무표정하게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동생도 단번에 번째 드레스의 팔뚝, 아니 두번째 드레스를 입은 '나의' 팔뚝을 지적했다.

       모든 것을 지켜보던 전문가님들이 번째 드레스를 가져오셨는데, 매직. 번째만큼 반짝반짝하지만 팔뚝이 부각되는 그런 드레스였다. 동생은 두번째가 좋은데, 번째가 확실히 날씬해 보인다고 했고, 신랑 사람은 여전히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첫번째도 좋았다는 이상한 말을 했다. 부글부글. 탈의실 커튼이 닫혔고, 전문가님은 내게 이런 말을 해줬다. 두번째가 화사하고 예쁘지만 신부님은 아마 번째를 선택하게 거라고. 남들이 보기에 팔뚝 같은 단점은 베일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데, 꽂히면 당사자들은 그것만 계속 생각한다고. 당일에 신부님은 사람들이 팔뚝만 보는 같이 신경이 쓰일 거라고. 누가 뭐라고 조언해줘도 결국 본인이 가장 좋은 선택하는 거라고.

       결국 세번째 드레스를 택했다. 샵을 나오자마자 잘한 선택인지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동생과 신랑은 결국 드레스 따위 누구도 기억하지 않아, 밥맛만 기억할 뿐이지,라고 말하고 있었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다만 이게 그날의 드레스뿐만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많은 날들과 연관되는 같아, 그날 전문가님의 말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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