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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척여행
    여행을가다 2016. 11. 7. 21:46



    가을이 어렴풋이 시작되던, 구월에 다녀온 삼척.



    막내가 숙소를 저렴하게 잡을 수 있다기에 셔틀버스를 타고 둘이서 다녀왔다.




    삼척은 처음이었는데,




    바다가 엄청났다.

    바람과 파도소리가 어마어마했다.




    여행의 즐거움은 누가 뭐라해도 낮술이지.




    밤에 발코니 창을 열어두니 쏴아쏴아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날이 흐려서 아쉽긴 했지만, 바닷가 산책.




    쏴아




    쏴아쏴아




    쏴아




    쏴아쏴아



    쏴아



    쏴아쏴아



    동해물과 백두산이의 그 바위




    쏴아쏴아쏴아




    파도의 소리와 높이에 속이 뻥하니 뚫리는 기분이었다.




    삼척에도 커피집이 많구나.




    해가 스물스물 졌다.




    가까운 거리였는데, 지리를 잘 몰라 택시를 불렀다.

    택시 아주머니가 조개구이를 먹겠다는 우리를 말렸다.

    흐린날은 해산물 먹지 말아요.

    그리하여, 백반.




    택시 타고 온 길을 기억해뒀다 돌아가는 길.




    해가 지니 파도가 무서워 질 정도였다.




    쏴악쏴악




    쏴악쏴악쏴악




       바닷가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데, 일정한 시간마다 빛이 바뀌었다. 그런데 죄다 기묘한 색이다. 바닷가가 아름답기는 커녕 무서워보이는 색깔들. 아, 왜 이러한 조명을;;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까, 파도가 무섭긴 하지만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그며 걸었다. 바닷물이 무릎 위까지 순식간에 올라왔다.


       지름길을 발견하고 신나서 달려갔는데, 입구가 막혀 있었다. 그걸 또 넘어서 가 보겠다고 입구를 넘었는데, 산 너머 산. 다시 입구를 넘어 바닷가로 돌아왔는데, 동생이 무섭다며 호들갑 떨어서 귀신 본 것 마냥 같이 죽어라 고함 지르며 뛰었던 밤.




    다시 숙소로 돌아와 평화롭게 맞이한 맥주타임.

    여행의 즐거움은 역시 밤맥주.




    동생이 야경이 이쁘다 하여 옥상에 다녀왔다.




       그렇지만 옥상보다 방 안이 더 좋았다. 발코니 창을 열어놓고 '외출'을 봤다. 손예진과 배용준이 내가 방금 걸었던 바닷가를, 환하게 웃으며 걷고 있었다. 영화가 개봉하고 처음 보았을 때, 세상에 사월의 눈이라니 정말 기적같은 일이잖아, 생각했는데, 이제는 기적같은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아침, 비 내리는 삼척.




    파도소리 들으며 자려고 요를 깔고 잤다.




    부슬비 맞으며 아침산책.




    쏴아



       동생이 늦잠을 자서 혼자서 '내가 고백을 하면'을 봤다. 예지원 때문에 짜장면이 급 땡겨 편의점에서 짜장라면을 사다 먹었다. 서울에서 가져온 티백을 꺼내, 아침커피도 마셨다. 휴게소에서 사온 사과도 뽀득뽀득 씻어서 잘라 먹었다.




    아침에는 동생과 다퉜다가,




    급화해를 하고 점심을 챙겨 먹고, 셔틀을 타고 서울로 왔다.




        내게 삼척은 파도소리로 남았다. 밤새 열어둔 문으로 들려오던 파도소리. 뭔가를 집어 삼킬 것도 같고, 뭔가를 쓸어갈 것 같기도 한, 커다란 소리. 아침에 일어났는데 밤새 커다랗게 들리던 파도소리가 고요하게 들리고 있었다. 동생이 자는동안 혼자서 이것저것했던 아침시간이 한동안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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