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수업

from 서재를쌓다 2016. 10. 3. 20:39




동생이 읽고 있다. 어떤 부분을 읽곤 박수까지 치더니, 결국 복사까지 해줬다.

힘들 때마다 읽어야 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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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직업들이 직장에서의 상황 때문에 자존감에 영향을 받는다. 앞서 소개한 직종에 있는 사람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직장은 낭만적인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직장은 힘든 곳이다. 그래서 월급을 준다. 그것도 날짜를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준다. 안 그러면 남아 있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직장이 그렇게 달콤한 곳이고 가치 있는 곳이라면 우리에게 돈을 줄리 없다. 미안하니까, 나가지 말라고 돈을 쥐여준다. 물론 행복을 안겨줄 때도 있다. 힘들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동료도 직장에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시적이라 궁극적인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조금 심하게 말해 직장은 우릴 이용하고 힘들게 하고 화도 나게 한다. 그래서 직장은 우리에게 미안해한다. 잘못했다며 한 달에 한 번씩 합의금을 준다. 월급은 '이만큼 줄 테니 부디 참아주세요' '당신의 시간을 이만큼 내가 썼으니 이걸로 대신하세요'라는 뜻의 위로금이다.


   내담자 중에는 직장 생활에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짐작건대 힘든 취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기 최면도 작용한 것 같다. 이들이 갖는 환상은 직장은 꿈을 이뤄주는 곳, 멋진 커리어우먼,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곳, 아름다운 인간 드라마가 있는 곳이다.


   단언하는데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얼마 전 인기를 얻었던 <미생>처럼 직장 생활을 비교적 잘 다룬 드라마도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다. 불의에 맞서고 인간적이기까지 한 과장은 현실에서는 사장까지 가기 어렵다. 꿈, 성장, 자아실현, 가족 같은 분위기는 죄다 사장들이 꾸며낸 환상이다. 직장은 일을 끊임없이 시키고 그 대가를 쥐꼬리만큼 쥐여주고 생색이나 내는 곳일 뿐이다. 그러니 부디 직장에서 자존감을 시험하지 말 일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직장과 직업, 꿈을 좀 더 명확하게 구분했으면 한다. 나처럼 직업에는 만족하지만 근무하는 직장에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직업은 별로지만 지금 일하는 직장은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직장과 인생은 분리해야 한다. 우리는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이 우리 삶의 전체가 아니다.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현재 자신의 인생까지 불만족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조금 잘 나간다고 타인의 자존심을 함부로 짓밟아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퇴근 이후의 삶을 위해 살아간다. 퇴근 이후의 삶도 엄연한 인생이고 주말도 중요하다. 근무 시간에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까지 안고 오거나 못 다 한 회사 업무를 갖고 올 필요도 없다. 직장에 대해 오래 고민한다고 일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직장은 직장이다. 우리는 직장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가끔은 직장에서 떨어져 머리를 완전히 비워야 할 때도 있다.




  1. BlogIcon 조아하자 2016.10.03 21: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는 4대보험 안되고 근로계약서 없고 야근, 주말근무, 밤샘근무에 대한 추가수당도 일절 안주는 상식이하의 직장에서 일하다가 때려치웠어요... 정신장애인이라 직장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서 웬만하면 참으려고 했는데 회사에서 너무 굴리니까 잘못해서 회사때문에 병이 재발하면 회사때문에 제 인생 망하겠더라구요...

    •  address  modify / delete 2016.10.05 12:47 신고 BlogIcon GoldSoul

      아아, 힘드셨겠어요.
      시험 준비하시나 봐요. 합격하셔서 돈이 되고, 힘이 되는, 좋은 곳에서 꼭 근무하시길 바래요! :)

  2. 2016.10.04 10: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6.10.05 12:50 신고 BlogIcon GoldSoul

      왜요? 왜요? 회사때문에요?
      그런 순간이 지나가면 또 괜찮은 순간이 오잖아요.
      그걸 생각하면서 힘내요!
      오늘 벌써 수요일, 내일은 목요일, 그 다음은 불금!
      저는 목요일 밤이 제일 좋더라구요. 그 순간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어요. 성큼!
      주말에 뭐 할지 생각하면서 달려보아요.
      백만번 화이팅! :)

  3. 하진 2016.10.04 23: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으아 잘 밤에 소리지를 뻔. (!!!!!!!!)

  4. 하진 2016.10.04 23: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블로그에 퍼갈게요 온니..... 저도 절망할때마다 읽으려고요 (부끄)

    •  address  modify / delete 2016.10.05 12:52 신고 BlogIcon GoldSoul

      안돼욧! 하진씨 블로그도 알려줘야 함! 흐흐-
      언젠가 알아내고자 말겠다! 불끈- 소윤이의 팟캐스트도.
      고맙게도 내게 종이일기를 쓰게 만든 어여쁜 하진씨, 이번주에도 바짝 힘을 내어 보아요- 화이팅! :)

  5. BlogIcon 톨01 2016.10.13 11: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금 저 한테 꼭 필요한 글이에요
    당장 주문하러 갑니다!
    저도 책을 좋아하고 많이 가지고 있는데
    금령님 덕분에 새로 알게 되는 책이 또 많아서 기뻐요

    •  address  modify / delete 2016.10.14 19:38 신고 BlogIcon GoldSoul

      헤헤- 저도 저 부분 밖에 못 읽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다. 우리 좋은 책 읽게 되면, 서로 추천해주기로 해요! :)

  6. 2019.10.26 20: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9.10.29 17:36 신고 BlogIcon GoldSoul

      저도 덕분에 간만에 이 책 구절들 다시 읽었어요. 오타들도 수정하구요. 흐흐-
      제 경우는 힘든 시기가 있음 또 괜찮아지는 시기가 오더라구요. 그러다보면 좋은 시기도 오고. 하지만 힘든 시기가 또 찾아오기도... 아무튼 그러니 괜찮아지실 거예요.
      퇴근 후의 삶과 매달의 월급을 생각하며 힘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