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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객2 - 휴일 아침 아빠의 토스트
    서재를쌓다 2007. 7. 25. 00:40
    식객 2
    허영만 지음/김영사

       어릴 때 아빠는 우리 세자매를 위해서 가끔 토스트를 구워 주셨다. 일요일 아침, 겨우 눈을 비비고 잠에서 깨어나면 집 안에 울리는 마가린냄새. 아빠의 토스트는 별 게 없다. 마가린 가득 빵에 발라서 구워내고, 계란 하나를 깨뜨려 지글지글 후라이를 만들고, 빵 사이에 계란을 넣고 정확하게 4등분으로 나눈다. 접시 한 쪽에 마가린을 조금 퍼 담으면 끝. 요 간단하고 기름기 넘치는 토스트를 우리는 정말 좋아라했다. 그때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런 것이 똑같은 요리법으로 우리가 만들어내면 그 때 그 맛이 안 난다. 아무리 마가린을 퍼 부어도 그 맛이 나오지 않는다. 잠옷바람으로 마가린 냄새에 취해 아빠의 정성에 취해 먹어댔던 느끼한 토스트 한 조각.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음식이 있다. 뭐 그렇게 특별한 요리법이 없어도 누가 만들어주었느냐, 누구와 함께 먹었느냐에 따라 맛도 달라지고 추억도 달라지는 것 같다. 음식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혀 끝 가득 미각과 마음 속 가득 추억을 동시에 곤두서게 만드는 만화를 만났다. 짜짠 식객-

       도서관에 갔는데 1권을 누가 대출해가서 2권부터 빌렸다. 에피소드 위주라 읽는데 별 무리는 없었다. 지하철에서 읽었는데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서 혼났다. 2권에 등장하는 음식은 각종 햄과 김치에 보글보글거리는 부대찌개, 겨울에 국물 넣어 말아먹는 평안도 김치, 소주 한잔 당장 생각나는 따끈한 맑은 생태탕, 적당히 식은 고구마와 목 메일라 시원한 동치미 한 그릇. 진짜같이 실감나는 음식들을 한 장 한 장 보고 있으면 이 음식들을 당장 만화에서 끄집어내서라도 어찌나 먹고 싶던지. 특히 의정부 오뎅식당은 행선지를 당장 바꿔 찾아가고 싶을 정도였다. 어찌나 보글거리는 찌개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던지. 나중에 꼭 한번 찾아가봐야지.

       식객을 읽다보면 어디에 있든 그 곳에 만화에 등장하는 맛깔나는 음식 냄새가 코 끝을 찌르더라. 하악하악. 또 어떤 맛있는 음식들이 등장할지 내일 바로 도서관 가서 빌려봐야지. :) 우리 메리메리가 나오는데, 영화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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