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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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아간다티비를보다 2011. 11. 25. 23:41
여자는 눈물이 쏟아질 거 같다. 나란히 앉은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남자에게 이쪽을 보지 말라고 한다. 등을 보이라고 한다. 그리고 남자의 등에 손을 댄다. 보지 말아요. 그대로 있어요. 더이상 말하지 말아요. 남자는 망설이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가 코앞에 있다. 여자와 남자는 오늘 헤어진다. 헤어지기로 한다. 여자가 남자의 가슴을 때린다. 내가 손을 흔들었잖아요. 자꾸 때린다. 저기요, 손 흔들고 있었잖아요. 흔들고 있잖아요. 아무 말도 안 하고 무시하는 거예요? 남자는 망설인다. 여자를 안아야 할까. 안아도 될까. 남자는 평생 여자를 안아본 적이 없다. 여자가 흐느낀다. 남자가 여자를 안는다. 태어나서 처음 안아본 여자다. 이 여자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여자가 이제 행복했으면 좋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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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 라소리가 나는 여자아이를 만났다티비를보다 2010. 12. 28. 23:38
(이 글, 스포일러 덩어리예요.) 2010년 겨울, 이 드라마가 내게 와 주었다. 키자라 이즈미의 드라마는 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내게 와 주었다고. 마지막 회를 보고, 퇴근길의 지하철에서 매번 생각했다. 오늘 밤, 큐토에 관한 글을 쓰자.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장면들을 떠올렸다. 어떤 장면들은 못 견디게 그리워 다시 들여다 보기도 했다. 헤이타가 큐토의 어금니를 누르고, '라 소리가 나는 여자아이를 만났다'고 나레이션 하는 장면. 큐토의 충전 모습을 한 쿠리코 선생님이 '충전하러 왔어요' 라고 축 늘어져 이야기하는 장면. 큐토가 '내일 보자'고 같은 반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장면. 담백하게 이별하는 큐토와 헤이타. 그 중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바로 이 장면. 복도를 지나며 헤이타가 후지노에게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