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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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르네스여행을가다 2017. 7. 1. 07:22
그런 순간이 있었더랬다. 포르투갈에 혼자 가게 되었을 때, 같이 가지고 하기로 한 동생이 출발을 몇일 앞두고 다리뼈가 산산이 부서져 버렸을 때, 누군가 말했다. 금령씨, 이건 운명같아요. 응, 정말 운명 같았다. 포르투갈이 내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너 혼자 와보라고. 그러면 내가 보여줄 것들이 있다고. 지금도 그 포르투갈의 말들을 믿고 있다. 오늘 아침의 바르셀로나도 그랬다. 어제는 너무 외로워서 힘들었는데, 그래서 다운받아와서 여기서 본 영화 을 보고 비가 오는 날을 기다렸더랬다. 비가 오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면 친구가 준 초에 불을 붙이고 하루종일 숙소에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바르셀로나 일기예보에는 매일 비 그림이 있었는데 (심지어 번개 그림도) 비가 오지 않거나, 와도 조금 오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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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밍고여행을가다 2017. 6. 28. 06:42
오늘도 새벽 일찍 일어나버렸다. 비가 내리길래 친구가 여행에 가지고 가라고 챙겨준 캔들을 켰다. 나무심이라 켜자마자 타닥타닥 소리가 났다. 비가 오니 왠지 라면이 땡겨, 가지고 온 컵라면 5개 중에 하나를 끓여 먹었다. 아침부터. 오늘도 그 느끼한 빵을 먹을 생각을 하자 라면 생각이 절로 났다. 사실 전날 방에 가져와놓고 너무나 피곤해서 못마신 맥주가 아쉬워 새벽에 한 캔 땄다. 비도 오고 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온라인으로 예매해뒀다. 금요일에 가보니 사람이 너무 많아 오전 9시 45분 입장으로 예약해뒀다. 일찍 가서 맞은편 공원에서 성당을 가만히 올려다 보고 싶어 조식을 건너뛰고 걸어갔는데, 잠시 그친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공원 벤치에 앉진 못하겠고, 어딜 들어갈까 계속 고민하다 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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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바도여행을가다 2017. 6. 27. 15:41
토요일. 가우디 건물 까사밀라 썸머나잇을 온라인으로 예매해뒀다. 조식을 먹고, 어제 야경투어를 했던 고딕지구를 낮의 시선으로 되돌아보고,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까사밀라로 가는 일정을 잡았다. 어제와 변함없는 조식. 오늘의 빵은 첫날과 같은 크로와상. 같은 메뉴이지만 좀 다르게 먹어보고 싶어 바게뜨의 가장자리를 잘라내고 치즈와 하몽을 넣어 샌드위치로 만들었다. 크로와상까지 다 먹으니 또 배가 엄청 불러오고. 오늘은 모자를 챙겼다. 출발해봅니다. 야경투어의 가이드님이 까딸루냐 음악당에서 보는 플라멩고 공연을 추천해서 온라인 예매를 하러 들어갔더니 직접 가서 표를 사는 게 조금 싸더라. 그래서 극장에 가서 중간정도의 가격으로 티켓을 구입했다. 여기 음악당 기둥 부근에서 푸른바다의 전설이 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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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르네스여행을가다 2017. 6. 26. 00:52
슬슬 조식 걱정이 되었다. 이 조식이 12일동안 나올 것이다. 빵을 두 개 주는데 하나는 바게트, 하나는 매일 바뀌는 듯 했다. 금요일은 달달한 도넛을 주었는데, 첫날 빵 두개를 다 먹어 너무나 배가 불렀던 게 생각나 가지고 온 지퍼팩에 싸두었다. (결국 먹지 못하고 버렸다는) 너무 물리면 커피만 마셔야 겠다. 구체적으로 하루하루의 일정을 짜두지 않아서 일단 걸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가보기로 했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숙소에서 걸어서 19분 거리이다. 걷다 보니 시장이 나와서 들어가서 구경도 하고, 수박도 사 먹었다. 무척 더웠다. 도착해보니 성당 근처의 공원에도, 성당에도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역시 아침 일찍 오는 것이 좋겠다. 어딜 갈까 고민하다 책을 읽다 궁금했던 근처의 산트 파우 병원으로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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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디아스, 비에르네스여행을가다 2017. 6. 25. 12:51
전날 일찍 잔 덕분에 새벽부터 잠이 깼다. 새벽에 깨면 왠지 다시 잠들기가 아깝다. 새벽이 내게 주는 온전한 시간들 때문에. 숙소 테라스에 나가 해가 뜨는 걸 지켜보다가 아침산책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지도를 들여다보니 걸어서 17분 거리에 가우디 건물 까사 바트요가 있었다. 까사 바트요까지 걸어갔다 오는 걸로 계획하고 가디건을 걸쳐입고 숙소를 나섰다. 걷다보니 가디건 걸치지 않았어도 되었더라. 아침일을 시작하는 아저씨가 인사를 건넸다. 부에노스 디아스- 바르셀로나, 셋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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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후에베스여행을가다 2017. 6. 23. 07:23
가지고 온 책에 의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총 다섯 번의 식사와 간식 타임을 가진단다. 오전 7시에 시작해 밤 10시가 넘어 끝난다. 정말 이렇게 먹으면 살이 찌지 않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오늘 넘치는 두 끼를 먹고, 너무나 피곤하고 더이상 무얼 먹을 생각이 들지 않아 저녁 6시부터 누워 있었다. 가고 싶었던 라이브 바가 있었는데, 오늘 쿠바음악을 공연한다고 했는데, 결국 가질 못했다. 오늘의 키워드는 조식, 헤맴, 유심, 람블라스 거리, 크루즈, 예약하지 못했던 숙소의 레스토랑이다. 새벽 일찍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5시 즈음이었다. 바로 창문의 커튼을 걷었다. 아직 어두웠다. 잠도 오지 않고, 오늘의 일정도 정하지 못해 책과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첫 시작인데 어디가 좋을까. 이동진 라디오의 여행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