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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드잡
    극장에가다 2014. 7. 21. 22:23

     

     

        토요일에 부천에 다녀왔다. 간만에 영화를 연이어 봤다. <우드잡>을 보고, <백설공주 살인사건>을 봤다. Y언니가 올 부천의 화제작 예매에 일찌감치 성공했다. 그것도 쾌적한 자리로. 아마도 나의 올해 부천은 이 두 편이 다일 듯 한데, 두 영화 다 좋았다. 둘 다 일본영화인데 스타일도,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너무나 달라서 연이어 보는데도 무리가 없었다. <백설공주 살인사건>도 좋았지만, <우드잡>이 더 좋았다. 간만에 극장에서 여러 번 크게 소리내어 웃은 듯. 유쾌하고 상쾌한 영화였다. 영화의 배경이 숲이다. 내내 나무가 나온다. 주인공이 대입에 실패하고 '허무하게' 고른 직업이 임업 관리직. 커다란 나무들로 둘러쌓인 숲에서 나무를 돌보고, 베고, 심는 일이다. 이야기는 뻔했다. 휴대폰도 안 터지는 산골에서 기묘한 음식들, 곤충들과 고된 작업으로 힘들어하던 주인공이 점점 숲과 시골과 사람들에 동화되어 가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인공' 군이 호되게 고생한다. 살무사 덮밥도 먹고, 거머리에 중요부위를 불리고, 그걸 동네 꼬마들이 놀릴 정도로 소문도 나고 등등. 그리고 마지막에 정말 대박 사건이 있었다. 너무너무 웃긴데 주인공 군이 너무너무 고생해서 찔끔 눈물날 정도로 재미났다. 제일 좋았던 장면은 마지막에. 교육 기간 1년을 채우고 주인공 군은 다시 도시의 집으로 돌아온다. 처음 떠날 때 익숙했던 도시는 이제 소음과 익명으로 가득찬 생소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도착한 집 앞. 주인공 군은 갑자기 코를 킁킁거린다. 킁킁. 킁킁. 그리고 냄새를 따라 걸어간다. 그 끝에 나무가 있었다. 집을 짓는 공사현장의 반듯한 나무들. 킁킁. 킁킁. 그 다음 주인공 군의 선택은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그것. 흠. 주인공 군이 마을이 내려다 보일 정도로 크-어다란 나무 위에 호들갑스럽게 올라가 숲을 내려다 보던 장면도 좋았고, 크-어다란 나무를 베기 직전 바람이 불자 모두들 올려다보며 바람이 멈추기를 조용히 기다리는 장면도 좋았다. 커다란 나뭇가지와 잎들이 휘청휘청거리며 움직였다. 영화, 재미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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