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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간만의 일기
    모퉁이다방 2010. 1. 24. 01:48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부지런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1월 초반에는 새벽 다섯시 반에 일어나곤 했다. 지금은 거의 여섯시. 때때로 일곱시. 야행성 인간이 이렇게 일찍 일어나고 잠들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도 일어나는 순간만 힘들지, 씻고 깜깜할 때 집을 나서면 왠지 뿌듯해진다. 버스 안에서 잘 수 있으니 다행이지. 하루에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은 넉넉히 두 시간. 지하철 안에서 책 읽을 때 제일 집중이 잘 된다. 책 읽는 속도가 더딘 내가 1월에만 다섯 권의 책을 읽었다. 두 권은 편지글이고, 한 권은 백석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나머지 두 권은 소설책. 

        이번주에는 냉장고가 고장났다. 오늘 에이에스를 받았는데, 혼자 있을 때라 아주 혼났다. 에이에스 하시는 분들은 지극히 사무적으로만 대해줬으면 좋겠다. 긴장한 거 생각하면 아주 그냥. 간만에 냉장고 청소를 했다. 에이에스 끝난 뒤에는 상한 음식 버리느라 20L짜리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가득 채웠다. 온 몸이 쑤셨지. 평생에 청소 잘 안 하고 사는데, 닦고 씻느라 고생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뻗어버렸다. 쿨쿨 자고 일어나니 여섯시 남짓. 다행히 동네 친구가 맥주 마시자고 그래서 나갔다. 

        그리고 오늘 나는 다홍색 예쁜 목도리도 생겼고, 'JUST POP'이라고 예쁘게 새겨진 마이앤트메리 티셔츠도 생겼다. 우리는 맛난 소금구이와 맥주를 배불러 먹었고, 맥주 이만씨씨를 먹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은 멋진 거 같애. 맥주 이만씨씨 정도는 먹어줘야지. 분발해. 우리는 막차 시간에 맞춰 나왔고, 친구는 아무래도 돈을 더 낸 것 같다면서 통닭집으로 다시 갔다. 아, 꽉 찬 토요일을 보냈네. 행복하다. 청소는 힘들지만, 맥주는 시원하다니까. 닭가슴살은 어떻고. 그 맛난 통닭집은 소금구이에 신김치도 함께 준다. 찰떡궁합. 오늘부터 <시핑뉴스>를 읽을 거다. 외롭고 쓸쓸한 이야기는, 외롭고 쓸쓸한 계절에 읽어주어야지. 봄에는 꼭 따뜻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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