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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마지막 날의 일기
    모퉁이다방 2010. 1. 31. 09:38

     

                     


     
        벌써 1월의 마지막 날이다. 1월이 어떻게 갔지? 1월에는 몹시 추웠고, 새로운 일 투성이었고, 나는 버벅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하루하루 바랬던 1월. 1월에는 아주 일찍 일어났고,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여전히 버스랑 지하철에서 정신 못 차리고 꾸벅꾸벅 졸지만. 어제도 힘들었는지, 집에 들어와서 티비 보고 뒹굴었다. 저녁을 먹을까 말까 망설이다 허기보다 잠이 먼저 왔다. 9시 넘어서부터 잤으니 11시간은 푹 잔듯.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놓고 잤더니 방이 후끈거린다. 아, 1월이 다 갔구나.

        어제는 2시 즈음에 합정역에 내려서 홍대까지 걸었다. 합정역에서 홍대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에는 꼭 한 번 들어가고 싶은 카페들이 가득한데, 낮에 그 길을 걸으니 기분이 뭐랄까. 좋았다. 상쾌하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랄까. 고작 십여 분 동안의 산책이었는데, 게다가 전날 늦게까지 술 마셔서 몰골이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그 골목길은 한적해서 참 좋다. 너무 배가 고파서 아침 일찍 사 두었던 김밥 한 줄을 상콤하게 먹어주며 걸었다.

        그러다 수업 들으러 상상마당에 오는 B를 만나 틈새라면에 가서 빨개떡을 먹었다. 후루루 짭짭 후루루 짭짭. 3시 수업인 B와 헤어지고 역쪽으로 가는데, 갑자기 500일의 썸머 생각이 나서 음반가게에 들렀다. 만사천원을 주고 OST를 샀다. 그리고 헌혈을 하거나, 영화를 볼 목적으로 롯데시네마 쪽으로 갔는데 사람들이 두 줄로 길게 늘어서서 엘리베이터를 타더라. 아무래도 홍대 롯데시네마 그 건물은 망했나봐. 이상한 종이 딱지들도 유리문에 붙어 있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실패. 지하철 역으로 가서 따끈따끈한 <씨네21>을 사고, 집으로 향했다. 이번주가 김연수 김중혁 칼럼 마지막이다. 흑흑. 그래도 마지막에 나를 무지하게 웃겨주심. 그렇게 집에 돌아와 씻고 컴퓨터 켜서 500일의 썸머 리핑해서 엠피에 옮기고, 누워서 하이킥 낄낄거리면서 보다가 저녁이 왔고, 밤이 왔고, 11시간 동안 잠들었다.

       아, 맞다. <마더 이야기>. 난 영화 <마더>를 글로 읽었다. 개봉했을 때 보고 싶었는데, 내 주위 사람들이 스포일러를 아주 자세히 말해주는 바람에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책으로 나왔길래 이번에 시나리오로 읽었는데, 그러니까 어제 아침 지하철에서 마지막 장을 넘겼는데, 으스스하더라. 원빈의 대사. 그 때 김혜자는 어떤 표정으로 연기했을까. 아무래도 영화 봐야겠다. 아, 1월이 간다.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가 서울극장에서만 하는구나. 시간대가 늦은 오훈데. 고민이다. 보고 싶은데, 너무 멀고. 가면 광화문 알탕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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