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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야식당 2 - 이게 진짜 사일런트 나이트지
    서재를쌓다 2009. 4. 25. 22:59
    심야식당 2
    아베 야로 지음/미우(대원씨아이)


        언젠가의 크리스마스 이브. 단골들이 모두 심야식당에 모여 있다. 모두들 각자의 메뉴를 먹으며 크리스마스 따위,라며 볼멘소리를 해댄다. 거리의 커플들 때문에, 불교신자라서, 가난한 어린시절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브가 더이상 기다려지지 않는 사람들. 모두들 산타를 믿지 않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런 그들 앞에 '오늘'만큼은 산타가 나타난다. 우리의 조폭 류씨. 그가 선물로 받은 게를 품 안에 가득 들고 나타났다. 마스터는 오늘은 화끈하게 게를 구워먹어볼까요, 말한다. 산타를 믿지 않는 어른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게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그 냄새가 식당 가득 퍼지고, 모두들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분위기. 그만하고 빨리 달라고 난리들이시다. 그리고 게를 먹는 시간. 쩝쩝- 게 먹는 소리와 슥슥- 게살 발라내는 소리만 가득한 심야식당. 어느 누구도, 무슨 말도 하지 않고 오직 게에만 집중하는 시간. 누군가 식당 문을 드르르 열고는, 뭐야 있었네? 라고 말한다. 너무 조용해서 손님이 없는 줄 알았다는 말에 마스터는 게를 먹고 있거든요, 대답한다. 한 컷 가득 심야식당의 전경이 비춰진다. 예쁜 눈이 샤르르 샤르르 내리고 있는 풍경. 누군가 말한다. '이게 진짜 사일런트 나이트지.'

        심야식당의 뒷표지에는 에피소드의 제목들이 씌여져 있다. 그러니까 음식 이름들. 15화 회에 곁들인 무채, 16화 냉국, 17화 달걀 샌드위치, 18화 꽁치 소금구이, 19화 차밥, 20화 화장실 손님, 21화 어니언링, 22화 바삭바삭한 베이컨, 23화 굴튀김, 24화 고기감자조림, 25화 소스 야키소바, 26화 나무젓가락, 27화 게, 28화 잘 먹겠습니다, 29화 푸딩. 이것 때문이다. 살까말까 망설이며 서점에 갔다가 결국 계산하고 나오게 되는 것은. 두 번째 이야기 중 단연 최고는 게 요리. 이 에피소드가 계속 생각나서 오늘만 2번을 봤는데, 그때마다 행복해졌다. 그야말로 사일런트 나이트. 어쩌지? 나 계속 심야식당에 빠져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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