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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재를쌓다 2023. 4. 16. 22:38

     
       부모님은 입버릇처럼 우리에게 돈을 물려주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이 이미 자신들의 풍요로운 기억을 물려주었다고 믿는다. 그 덕분에 우리는 주렁주렁 송이 지어 매달린 등나무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이란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경탄의 순간이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알게 되었다. 게다가 부모님은 우리가 꿈을 향해 걸어갈 수 있고 무한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두 다리를 주었다. 그것이면 스스로 여행하기 위한 짐 가방으로 충분하다. 그보다 많으면, 들고 다녀야 하고 지켜내야 하고 항상 살펴야 하는 재산들이 우리의 여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베트남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머리카락이 긴 사람들만 겁날 게 많다. 머리카락이 없으면 잡아당길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는 늘 내 몸에 지닐 수 있는 물건들만 가지고 다니려 노력한다. 
    - 66~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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