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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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모퉁이다방 2018. 3. 13. 23:53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달큰하게 취한 니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일주일 뒤에 너는, 사실 그 말은 참고 참은 말이라고, 그날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불쑥 튀어나와 버렸다고 했다. 나는 너의 머리카락을 뒤적거리다 흰머리들을 발견하고 말했다. 우리는 이렇게 흰머리가 나버린 뒤에 만났네. 친구를 만날 때나, 혼자 영화를 볼 때, 곁에 있던 니가 훅하고 납작해져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친구와 헤어지고, 영화가 끝났을 때, 니가 훅하고 자라는데 이렇게 되어버린 내 마음이 신기하다.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녹초가 되어 테이블 위에 불편하게 엎드려 자는 모습을 두 번 사진으로 찍어뒀다. 보고 싶다는 말이 무척 애틋한 말임을 새삼 깨닫고 있는 날들. 항상 어딘가를 같이 가자고, 누군가를 같이 만나자고 말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