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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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코 하코다테여행을가다 2017. 9. 19. 22:22
오늘 같이 흐리고, 또 비가 쏟아지는 날씨였다. 올 여름 나흘 동안 머무른 하코다테의 날씨가 그랬다. 비가 왔다 그쳤고, 흐렸다가 다시 비가 왔다. 맑은 하늘은 떠나는 날 잠시 보았다. 하코다테를 처음 간 건 친구와 함께 간 홋카이도 패키지 여행에서였다. 패키지 답게 홋카이도의 핫 스팟을 거의 다 찍었다. 서양식 건물들이 많은 모토마치 거리를 가이드와 패키지 일행들과 함께 걸었고, 세계 3대 야경이라는 하코다테의 야경을 보러 버스를 타고 올라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그때 연락을 하고 지내던 아이에게 야경 사진을 보내줬는데, 하코다테라는 이름이 참 이쁘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여자아이인 줄 알고 있었다. 작년에 삿포로에 갔을 적에는 오도리 공원으로 걸어가던 중에 커다란 건물 위에 걸려 있는 하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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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순례서재를쌓다 2017. 9. 12. 21:22
시간이 정말 빠르다. 7권 나온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8권이다. 이번 권에서는 두 가지 마음을 담아뒀는데, 첫번째는 고독. 무뚝뚝한 것만 같은, 바삭하고 고소할 것이 분명한 잔멸치 토스트를 만들 줄 아는, 외모는 아줌마인데 아저씨라고 나오니 남자라고 믿을 수 밖에 없는, 혼자 사는 후쿠다 씨가 훗날을 대비해 유언을 남기자 사카시타 과장은 요시노에게 말한다. - 사람은 마지막엔 누군가한테 신세를 지게 된다고. 말씀하셨잖아. 근데 외로워졌다거아 그런 건 아닐거야. 고립과 고독은 다르니까. 후쿠다 씨는 고독을 즐기지만 고립돼 있는 건 아니야. 이 장면을 보고 되뇌였다. 고립과 고독은 다르니까. 고독을 즐기지만 고립돼 있는 건 아니야. 고독을 즐기지만 고립돼 있는 건 아니야. 두번째는 스즈의 또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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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서재를쌓다 2017. 9. 4. 21:30
N씨는 그만둔다고 했다. 고심하고 고심했다고 했다.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고 했다. N씨는 상반기 내내 드문드문 말을 꺼냈었다. N씨가 먼저 꺼내기도 하고, 내가 먼저 물어보기도 했다. 어떤 날은 점심을 함께 먹는 식당에서, 어떤 날은 조용한 셔틀 버스에 나란히 앉아 그곳과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N씨의 고민에 우리는 각자의 생각을 담아 말을 건넸는데, 결론은 너무 아깝지 않냐는 거였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그 곳에 가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지 않겠냐는 거였다. 그곳에서 그 사람만 의지하면서 사는 것이. N씨는 계속 고민했고, 어느 날 결심을 하고 이야기를 꺼냈다. 바깥의 나무들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2층의 사내식당에서였다. 점심시간 차이가 있어 식당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텅빈 식당에서 N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