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1
-
주말일기, 인사동 부암동모퉁이다방 2015. 8. 11. 23:19
토요일. 학원에서 나오니 바람이 어마어마했다. 치마가 뒤집히고, 힘없는 간판들이 날리고. 그러다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그리고 금새 그쳤다. 또 쏟아졌다. 나는 비가 오는 동안 백화점 안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고, 또 비가 오는 동안 버스 안에 있었다. 종로로 가는 버스였는데, 반대 방향으로 타서 그대로 종점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다. 오랜만에 버스에 앉아 졸았다. 창가에 앉아 비가 내리는 풍경도 내다봤다. 조용한 음악도 들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그쳤다. 종로에서 내려 인사동까지 걸었다. 제주 오름을 오르러. 그 날 제주의 아침 오름에도, 오늘과 같은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이 김영갑의 사진 안에 고스란히 있었다. 사실 전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정성스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김영갑'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