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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밤
    모퉁이다방 2011. 9. 7. 21:44

        
       셔틀을 타고 보니 하늘이 흐리다. 비가 올 것 같은 날씨. 셔틀에서 내리면 바로 삼겹살 집이다. 더군다나 장사 잘 되는 집. 차에서 내리면 맡게 되는 서울의 공기=삼겹살 냄새. 옆사람과 금요일 점심 때 삼겹살을 먹어보자고 계획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인데. 일단 신속하게 이동할 차량이 필요하고, 삼겹살도 먹기좋게 다 구워져 있어 앉자마자 먹기 시작하면 딱인데. 아무래도 이 계획은 실패하고 금요일 점심은 날치알비빔밥으로 만족할 듯. 요즘 매일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는다. 덕분에 칼퇴. 퇴근길, 배가 고파서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김동률 노래 듣다가, 호타루 2시즌 보다가 겨우겨우 집에 도착.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나니 후회가 되기 시작한다. 아, 집에 갈 때 체중 줄여야 엄마가 잔소리 안 하는데 등등. "추석연휴가 되면 항상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가 된 기분이다. 공포의 연휴가 다가오누나." 오늘 트위터에 올라온 김종관 감독님의 명언. 배부르니 나른해진다. 누우니 라디오에서 '진짜' 옛날 노래들이 줄이어 나온다. 창으로 늦여름 바람이 솔솔 불어들어오고. 아, 이런 여름밤.



       7월에는 연차를 내고 미술관에 다녀왔다. 대도록을 사면 평일 초대권을 주길래 저렴하게. 꿈에 그리던 고흐의 그림도 좋았지만, 윈슬러 호머의 <여름밤>이 참 좋았다. 이 그림 앞에 좀더 오래 머물렀다. 어디선가 잔잔한 음악이 흘러 나오는 것만 같은 그림. 이런 느낌의 여름밤이 가고 있는 거다. 안녕. 올 여름도 행복했다. 지긋지긋해도 뒤돌아보면 그리운 것들 뿐이니까. 오르세 도록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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