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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크 하우스와 명절 휴우증
    모퉁이다방 2007. 9. 27. 19:54

    케이블에서 <레이크 하우스>를 해주더라.
    밖에는 비가 내리고 TV에서는 시카고의 겨울이 펼쳐지고
    이런 날은 정말 집에 콕 박혀있어도 행복하다는 느낌으로 충만해진다.
    이렇게 날씨와 케이블 영화 편성표가 딱 맞아떨어지는 날에는
    편성 담당자가 누군지 살짝 궁금해진다.

    <레이크 하우스>에 관한 네이버 네티즌 리뷰 중에
    <시월애>가 흰죽이라면, <레이크 하우스>는 영양죽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정말 괜찮은 표현인 것 같다.
    <시월애>는 여백의 미가 풍부했던 영화였고,
    <레이크 하우스>는 그 여백들을
    제인 오스틴의 <설득>같은 책과 같은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장치들로 메꾸어서 꽉찬 느낌이다.
    일마레보다 레이크하우스 집 자체도 풍성하다.
    서해의 황량한 느낌이 강했던 일마레보다
    레이크하우스는 집 안의 나무들이나 속이 훤히 보이는 유리들 때문에
    더 꽉차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일마레의 집으로 이어지던 긴 나무다리의 느낌은 정말 좋았다.

    <레이크 하우스>같은 영화는 극장에서 한번 보기 보다
    집에서 생각날 때마다 틀어보고 싶은 류의 영화라서
    DVD를 찾아보니깐, 지금 소니행사로 시월애랑 같이 9천원대에 팔고 있더라.
    사야지. :)


    추석도 끝났고
    비도 오고
    추석때 부쳤던 전들을 싸들고 올라왔는데,
    아무리해도 할머니 댁에서 엄마들이 끓어주는 잡탕의 맛이 안난다.
    비록 며칠만에 2kg가 쪘지만 (다이어트한 거 완전 꽝됐다. ㅠ.ㅠ)
    추석 내내 풍요로운 반찬들과 맛난 삼겹살 파티를 하고
    마지막 날 얼큰한 잡탕의 국물로 속을 달래주고 나면
    아, 또 이렇게 명절이 끝나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가 너무 막혀 답답해 죽는 줄 알았지만
    버스를 타면 꼭 들르는 휴게소의 빼먹을 수 없는 호두과자와 각종 휴게소 음식들을
    휴게소에 닿기도 전에 고르고 있는걸 보면
    명절은 정녕 내게 온갖 기름진 음식들의 향연이구나, 싶다.

    그나저나 도로 살 뺄 수 있을까.
    이렇게 비가 오니 본능적으로 술이 땡기는데.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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