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 사랑
    극장에가다 2017. 7. 15. 14:31



        바르셀로나에서 극장에 꼭 한번 가고 싶었더랬다. 혹시나 한국영화가 상영하는 곳이 있다면 대박 행운일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런 극장은 없었다. 조림이가 추천했던 <겟 아웃>을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몇번이나 보아서, 못 알아 듣더라도 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 시간까지 알아뒀지만 결국 가질 못했다. 그러고보니 바르셀로나에서 계획하지 않았던 일을 한 것도 많았지만, 계획했던 일도 결국 하지 못한 일도 많았다. 당연하게도. <내 사랑>도 극장 상영작에 있었는데 포스터 제목이 원제 'Maudie' 그대로였다. 왜 <내 사랑>으로 한국제목을 지었을까. 흑-


       금요일에 30분 늦게 퇴근을 했다. 회사에서는 휴가 전에 부글대는 일이 있었는데, 휴가 때는 하나도 생각이 안 났다가, 휴가 직후에는 그래 그래라 마인드였는데, 이제 일상에 완벽하게 적응을 했는지 다시 부글부글대기 시작한다. 암튼 부글대는 일로 동료와 잠깐 얘기를 하고 혼자 2200번을 타고 합정에서 내렸다. 동생이 상암에서 영화를 본다기에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시간 촉박에도 불구하고 맥주를 사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내 사랑>은 이야기는 뻔하고 지루하기까지 한데,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자연 속 풍경과 두 주인공의 연기가 열일했더라. 에단 호크는 무뚝뚝하고 거칠고 험한 말을 마음과 달리 마구 쏟아내는 역할을 맡았는데, 어떤 순간들에 <비포> 시리즈의 눈빛들이 보여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결국 좋아하게 된 마음을 보일 때와 떠나지 말라고 고백할 때, 그리고 개를 더 키우지 않을 거라고 대답할 때. 사람은 늙어가지만, 눈빛만은 변하지 않는 거구나 생각했다. 병원 때문에 도시의 모습이 보여졌을 때, 주인공들이 사는 전원의 풍경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비교가 됐다. 결론은, 간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