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꿈꾸는 하와이서재를쌓다 2014. 8. 31. 22:29
하와이로의 여행을 꿈꾸게 됐다. 훌라춤은 어디서 배울 수 있나 검색해봤다. 이 책을 읽고나서야 진정한 훌라춤의 의미를 알게됐다. 훌라는 하와이의 자연을 표현하는 춤이었다. 하와이의 바다, 하와이의 바람, 하와이의 파도. 요시모토 바나나가 여행한 하와이의 이곳저곳, 그리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 하와이는 정말 좋은 곳이구나, 생각하게 됐다. 예쁜 책이다. 작가의 친구가 찍은 사진이라는데, 사진들이 참 좋다. 에메랄드 빛 바다 속, 해질녘의 환상적인 노을, 해진 후 근사한 밤의 풍경이 글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마지막에 요시모토 바나나가 말한다. "여러분도 인생을 사랑하세요. 단 한 번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잊힐 만 할 때, 하와이는 언제나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행기를 ..
-
마음이 풀리는 작은 여행서재를쌓다 2014. 8. 10. 09:06
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도 작은 여행들이 나온다. 마스다 미리는 어디선가 이곳이 좋더라는 정보를 접하고 어디 그럼 한번 가볼까 하고 훌쩍 떠난다. 혼자서,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이 책에서는 편집자 네코야마 씨와 주로 떠난다. 마스다 미리가 여기가 좋다고 하던데 한번 가볼까요 하면, 네코야마 씨는 재빠르게 정보를 수집한 후, 여기 뭐가 좋고 이렇게 가면 된대요 하고 동참하는 것. 후기에서 마스다 미리는 밤새 춤을 춘 구조하치만 여행과 교향곡 9번 합창곡의 즐거운 체험이 특별히 더 좋았다고 꼽았지만, 내가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여행은 해파리 여행이었다. 신에노시마 수족관의 숙박 나이트 투어. 수족관 구경도 하고, 전시실 안에서 저녁도 먹고, 전시실 안에서 잠도 자는 여행이다. 이런 여행이 국내에도 있다면, ..
-
잠깐 저기까지만,서재를쌓다 2014. 8. 10. 01:14
원래 여행을 좋아했던 건 아닙니다. 예전에 일본에는 47개의 도도부현이 있다 하니, 전부 한번 가보자 하고, 혼자 전국을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서랄까, 떨떠름하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여행은 내 인생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은 걸핏하면 여행을 갑니다. 혼자일 때도 있고, 누군가와 함께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잠깐 저기까지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갑니다. 처음으로 혼자 외국여행도 경험했습니다. 핀란드에 있을 때의 '나'도, 평소의 '나'라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그럴 때, 나는 내 인생을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 실감합니다. - p.5, 시작하며. '어제까지 몰랐던 세계를 오늘의 나는 알고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날 밤은 이불 속에 누우면 언제나 신기한 기분이..
-
도쿄의 북카페서재를쌓다 2014. 8. 2. 08:16
상암동에 맥주를 파는 작은 북카페가 있다고 해서 7월에 갔었다. 상암동 지리를 잘 몰라 조금 헤맸다. 해가 진 뒤에 도착해서 맥주 한 잔을 시키고 이 책 저 책을 구경하다가 요 책을 꺼내 들었다. 처음엔 심드렁하게 보기 시작했는데, 어떤 서점의 소개글을 읽고 괜찮네, 생각이 들었다. 맥주 한 잔을 더 시키고 알딸딸해질 무렵 카페를 나오면서 결국 읽고 있던 책을 그대로 샀다. 나중에 이런 카페를 해도 좋겠다, 생각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던 여름밤. 카페를 나서려는데, "이거 스테디셀러인데요. 헤밍웨이의 은 정말 좋아요."라며 나를 붙잡는다. 문 닫을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손님들이 돌아갈 생각 없이 눌러앉아 있자 푸념을 늘어놓는 웨이터. 그러자 나이 지긋한 다른 웨이터가 '사람은 누구나 밤늦은 ..
-
소년이 온다서재를쌓다 2014. 6. 11. 22:12
아시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사진에서 이 아이들이 나란히 누워 있는 건, 이렇게 가지런히 옮겨놓은 게 아닙니다. 한줄로 아이들이 걸어오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시킨 대로 두 팔을 들고, 줄을 맞춰 걸어오고 있었던 겁니다. 133페이지. 책을 읽기 시작한 날, 퇴근을 하고 그대로 소리없이 집에 들어왔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고 들어와 가방을 놓고 옷을 갈아 입었다. 화장실 불을 켜고 수도꼭지를 틀어 비누거품을 내 발을 씻었다. 얼굴도 씻었다. 수건으로 닦고 화장실 불을 끄고 화장대 앞으로 가 스킨과 수분크림을 발랐다. 그리고 보조등을 켜고 그대로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때 이 페이지를 만났다. 133페이지. 저 문장들은 오른쪽 제일 아래줄에 있었다. 그 뒤의 문장을 읽으려면 한장을 넘겨야 했다...
-
청춘의 문장들+서재를쌓다 2014. 6. 4. 17:31
그렇게 해서 추풍령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였다. 추풍령을 넘어가면 거기서부터는 충청도가 시작되는데, 내 힘으로, 내 두 다리로 그렇게 먼 곳까지 갔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이었다. 나는 완전히 어른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추풍령휴게소에서 우리는 김밥 같은 걸 사먹고, 경부고속도로를 만들다가 죽은 노동자들을 위해 세운 위령탑의 글귀를 읽고, 원숭이와 공작을 구경했을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내려가는 길은 직지사 삼거리까지 페달을 한 번도 밟지 않아도 갈 수 있는 상쾌한 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되니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이제 가지 못할 곳이 없었다. 서쪽으로는 양천, 남쪽으로는 남면, 동쪽으로는 아천, 북쪽으로는 직지사까지 나는 신나게 쏘다녔다. ..
-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서재를쌓다 2014. 6. 1. 10:12
오키나와에 있는 것 같았다. 책장을 펼치면. 여행에세이와 가이드북 중 가이드북 성격에 더 가까운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만 가지고 여행을 떠나기엔 부족하지만, 이 책을 참고한다면 좀더 다채로운 오키나와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은 오키나와의 카페, 빵집, 공방, 숙소. 카페와 빵집이 압도적으로 많다. 책의 표지도 밝고, 하늘도 밝고, 사진들도 밝고, 사람들의 표정들도 밝다. 소개된 곳의 영업시간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반나절 정도인 경우가 많다. 12:30-18:30 (품절되는 대로 종료, 정기휴일 화.수요일) 12:00-18:00 (영업일 수-목요일) 11:30-18:00 (정기휴일 일.월요일) 14:00-17:00(정기휴일 수.목요일) 11:30-17:30(정기휴일 수.목요일)..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서재를쌓다 2014. 3. 12. 16:45
하루키 편을 읽다가 읽다 만 하루키 소설이 생각났다. 에서 하루키의 인터뷰는 움베르트 에코, 오르한 파묵 다음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인터뷰가 무척 궁금했지만 책의 순서대로 읽기로 했다. 그래야 즐거움이 증폭되니까. 그런데 뭐랄까. 에코와 파묵 다음에 이어진 하루키의 인터뷰는 기대했던 것만큼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는 없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존 레이의 글에서처럼, 하루키는 역시나 '말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존 레이는 '가급적 정확한 대답을 찾으려고 오래 뜸을 들이기도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하루키의 담백한 인터뷰를 읽고나자 생각이 났다. 다자키 쓰쿠루의 이야기를 끝내야지 생각했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잘 읽히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잘 읽혔다. 책장도 잘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