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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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 한 소년이 죽었다극장에가다 2011. 5. 4. 23:38
이 영화에 대한 40자평을 보고 있다. 영화만큼 섬세한 평들. 나 역시 이 영화가 무척 좋았다. 나는 그 날 밤에 대해서 이야기해야지. 내게 어떤 사람과 어떤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매개체는 함께 나눠 먹은 음식과, 그 날의 날씨, 공기의 흐름. 우리는 이대 후문 앞 필름포럼에서 이 영화를 봤다. 이대역에서 내린 나는 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이대 교정을 걸었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우산을 준비한 날이었다. 아니다, 오전에 비가 왔던가. 교정을 걸을 때 공기 가득 비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나무에 새싹이 돋아 있었고, 꽃이 피어 있었다. 바람이 조금 불었다. 우리는 커다란 장우산을 하나씩 들고 만났다. 한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밥도 나오고, 된장찌개도 나오고, 돼지고기도 나오고,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