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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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모퉁이다방 2017. 12. 22. 07:54
닷새동안 침대 두 개가 들어가고 조금 남을 만치의 공간을 온전히 가졌다. 침대는 하나였고, 앞과 옆으로는 커튼이 쳐져 있었다. 침대에 앉아 오른쪽의 커튼을 치면 창문이었다. 창가에 손에 자주 닿는 물건들을 놓아두고 썼다. 수첩과 펜, 책과 립밤, 휴지와 이어폰, 엽서와 물통. 첫 날은 동생이 함께 왔고, 다음 날에 동생과 엄마가 왔다. 다음 날에는 친구들이 와주었다. 그 다음 날엔 혼자였다. 밤에 동생이 퇴근을 하고 와 무거운 짐을 가지고 가줬다. 마지막 날엔 아침밥을 먹고, 책을 읽다가, 옷을 갈아입고, 원무과에 가서 정산을 하고, 퇴원증을 간호사에게 건네주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지난 두어달 겁이 났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결정을 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도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