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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기똥찬 다짐들
    모퉁이다방 2008. 1. 1. 12:15
       새로운 1년이 시작되었네요. 정말. 어제는 힙합 Big 4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자유로운 영혼들 틈에 끼여서 몸을 까딱까딱, 손을 까딱까딱이면서 소리지르다 보니깐 저도 뭔가 자유로워지는 듯한 기운을 받으면서 2007년을 마무리했어요. 좋았어요. 따라간 거고 유명한 노래들만 알아서 좀 머쓱한 순간들이 있긴 했지만요.

       2007년 마지막에 한 달 먼저 쓰기 시작한 2008년 다이어리와 작가님이 직접 싸인해 준 <오늘의 거짓말> 책을 잃어버렸어요. 어이없게 도서관에 가면서 뒤로 메는 가방을 반쯤 열고 나간거예요. 음악도 빵빵하게 들으면서 걸었으니 묵직한 두 권의 책이 두둑 떨어지는 소리따위는 들을 리가 있었겠어요? 어찌 이리 무딜까요. 혹시나 갔던 길을 되돌아와보고, 분명 넣은 기억이 확실하지만 혹시나 가방에 넣을라고 생각만 했던 건 아닐까하고 집에 와서 찾아보았으나 역시나 없었습니다. 다이어리에 주소가 남겨져 있으니 우편함에 남겨주지 않을까하는 마음도 가져봤지만 다른 용도로 쓰이는 건지 소식이 없어요. 책은 책일 뿐이지만 다이어리에는 계좌번호며 메모들이며 또 뭘 써놨더나 기억이 안 나는 기록들 때문에 일 보고 똥 못 닦은 것같은 찝찝함을 뒤로 하고 그냥 깨끗하게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따위. 깔끔하게 정리해놓았던 2007년 마지막 한 달 따위. 새 다이어리로 2008년을 깔끔하게 시작하면 되는 거고, 책도 동생이 선물받은 게 한 권 더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싸인을 받으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것들, 후회되는 것들은 훌훌 털어버릴래요. 제가 아끼는 볼펜은 가방 안에서 떨어지지 않고 고스란히 있었주었으니 거기에 의미 부여를 하기로 했어요. 혼자 덩그라니 남은 볼펜의 운명은 열심히 써주는 거죠. 새 짝을 찾아서.

       정말 새 날이 시작되었어요. 그렇다고 어제가 헌 날이 되는 건 아니고, 어제 떠올랐던 해가 오늘과 다른 해인 건 아니지만. 모처럼 일찍 일어나서 졸린 눈을 비비고 찬 바람을 뚫고 중랑천을 걸었습니다. 먼 산 너머 눈부신 오늘의 태양이 떠오르고 영롱한 빛의 구름들이 넘실되고 있더군요. 신나게 걸어가다가 어떤 한 부부가 떠오르는 해를 보고 뭔가를 비는 것 같길래 그걸 보고 저도 뭔가를 빌었어요. 딱 하나예요. 제 소원은. 올해에는 이루어질 거라고 확신해볼래요. 그리 큰 소망은 아니거든요. 아니다, 생각해보니 어쩌면 무척 큰 소망일 수도 있겠네요.

       시장에 들러 재료들을 사서 떡국도 한 그릇 뚝딱했어요. 올해 정말 잘 해보려구요. 새해 복도 많이 만들어보려구요. 아자아자 화이팅. 커트 보네거트의 <나라 없는 사람들>을 읽고 있는데 최고예요. 새해 첫 책으로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났고, 첫 영화도 좋은 영화로 찜해서 볼 예정이니 올해 만나는 모든 것들 분명 좋은 것들 투성일거라고 확신합니다. 힘든 일도 분명 있겠지만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내 하루하루가 더 단단해지기를 바래보아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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