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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
    모퉁이다방 2007. 5. 15. 20:37

    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을 모두 찾았다.

    방각본 살인사건.
    로큰롤 보이즈.
    뷰티풀 마인드.
    1001개의 거짓말.
    그리고 2007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아무도 앉지 않은 책상에 자리잡고 앉아
    가져온 책을 모두 내 앞에 쌓았다.

    조금씩 뒤적거리다가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었다.
    내 친구가 한때 열광했던 전경린을 읽고,
    요즘 내가 열광했던 김애란을 읽었다.
    긴 시간을 들여 한줄한줄 씹어 삼키니
    처음에는 조용한 도서관에 쩍쩍거리는 운동화 소리들이 신경에 거슬리고
    점점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공허해서 자꾸만 텅 빈 소리가 나던 내 가슴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도서관이 답답해졌다.  
    로큰롤 보이즈만 살짝 빼내어 대출을 하고 종합자료실을 나왔다.

    도서관 밖으로 나와
    50원짜리 동전 네 개를 집어 넣고 고급밀크커피를 한 잔 뽑아마셨다.

    얼마전 한 사촌이 내게 말했다.
    누나는 작가가 됐음 좋겠어.
    왜?
    그냥. 누나가 미니홈피에 쓴 글들이 좋아.
    나는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작가가 되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했다.
    사촌언니의 돌잔치를 다녀오며, 또 다른 사촌이 내내 중얼거리던 말.
    얼마나 좋아야 결혼이라는 걸 하는걸까?
    나는 오늘,
    얼마나 잘 써야 작가가 될 수 있는걸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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