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말도 안 되게 갑작스럽게
동생의 남자친구 형이 죽었다.
그 아이의 형은 한번도 만나보진 못했지만.
착하고 여린 그 아이에게 단 하나뿐인 형.
군대에서 연락을 받고 부모님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서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데
형을 잃은 여린 그 아이 생각에
자꾸만 마음이 가라앉는다.

한동안 영화를 멀리했던 내가
사랑의 레시피가 보고싶었던 이유가 있었구나.

얼마 전에 보고싶다는 연락에 답도 못해주고
매번 동생이 자고 나면, 누나 뭐하냐고 물어와도 답도 못 해줬는데.
이번에 휴가 나오면 맛난 거 같이 많이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자꾸 그 아이 눈이 생각나서...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줘야 할까.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면
비 오기 전처럼 평온하고 변한 거 하나 없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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