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모퉁이다방 2018.11.06 22:31



   2월에 만났으니 9개월 만이었다. 문래동 곱창집에서 만나 모듬구이 하나와 곱창 하나, 대창 둘을 시켜놓고 소맥을 마셨다. 2월에는 나도 어색했는데, 이번에는 편안해서 좋았다. 근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새우튀김과 감자튀김, 삼치구이를 시켜놓고 2차를 하는데, 산내의 게스트하우스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의 남편, 그 아이도 내 친구다, 그러니 친구가 올해 초에 너무 가고싶어 연락을 해봤는데, 이제 안한다고 했다고. 나는 그럴리가 없다며 얼마전에도 아궁이에 불을 때우는 인스타 사진을 보았다고 이야기했다. 친구와 나는 그해 여름 산내 게스트하우스에 함께 있었다. 혼자서 시간을 보내다 갈 생각으로 내려왔는데, 친구가 하루인가 이틀 있다가 따라 내려왔다. 각자 과제를 한다고 방도 두 개로 잡아놓고서, 결국 한 방에서 잤다. 동네 통닭집에 가서 통닭에 맥주도 마시고, 주인 언니에게도 초대 받아 셋이서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복숭아 꽃잎을 뜯어다가 손톱에 물을 들이고 잤는데, 군불을 넣은 방바닥이 뜨거워 뒤척이다 꽃잎 싸맨 것을 빼버려서 물이 제대로 들지 않았었다. 그런 추억이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친구는 남편이랑도 가고, 또 다른 친구랑도 갔다. 나는 엄마와 하룻밤 또 자고 왔다. 그곳 이야기가 나와서 다같이 놀러가서 커다란 방 하나를 빌리고 하룻밤 자면 좋겠단 이야길 했다. 모두가 탈 수 있는 커다란 차를 빌리자고 했고, 운전은 할 수 있는 사람 둘이서 앞좌석에 앉아 번갈아 가면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친구의 아가를 세시간 동안 봐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어제 게스트하우스 언니에게 연락을 해 물이 어는 한겨울 빼고는 운영을 한다는 이야길 듣고, 상상해봤다. 우리 모두가 커다란 차에 차례차례 타고 휴게소에서 간식을 한 가득 사 먹는 장면, 산내에 도착해 짐을 풀고 편한 옷을 입고 동네를 어슬렁 산책하는 장면, 세시간 봐주는 약속을 지키느라 함께 달리기를 하고, 풍선을 불어대고, 흙으로 두꺼비집을 만드는 장면, 함께 바베큐를 해 먹고, 맥주를 마시고,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장면. 소리내서 웃고, 마음을 나누면서, 그곳에서의 또다른 시간을 쌓아가는 장면. 그냥 그렇게 상상해보는데 마음이 따듯해졌다. 언젠가 꼭 실현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