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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한 번 해봤는데요
    서재를쌓다 2018. 8. 1. 21:40




       동생은 핸드폰 중독이다. 특히 인스타그램 중독. 출퇴근할 때 연락해보면 인스타를 보고 있고, 집에서도 엄청 일찍 이부자리를 펴는데 누워서 하는 건 인스타 보기. 그렇게 보면서 맛집도 발견하고, 괜찮은 커피집도 발견한다. 간혹 좋은 책도 발견하는데, 김민철 씨의 <모든 요일의 기록>도 동생이 발견한 책이다. 그렇게 발견하면, 꼭 자기가 사지 않고 이거 재밌겠다! 하고 링크를 슬며시 건넨다. 나는 그렇게 좋으면 니가 사지! 하면서 링크를 열고, 결국 현옥되어 주문한다. 그렇게 동생도 읽고, 나도 읽는다. 이 책 <제가 이 여자랑 결혼을 한 번 해봤는데요>도 그렇게 주문한 책이다. 부천에서 오키로북스라는 서점을 운영 중인 오사장님이 자신의 신혼생활을 인스타그램(!!)에 기록했고, 그것이 재미나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이 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까지 한 것. 


        책의 시작은 이렇다. 


        결혼식은 외국에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음으로 많은 축하 부탁드립니다. 


        신부  이은지

        신랑  김병철


        5:00pm, Saturday 15th Oct 2016

        160/7 Moo.5 T.Sutep A.muang J.Chiangmai 50200


        감사합니다. 


        (다음페이지)


        결혼 후 18개월 간의 기록.


       인스타그램 기록을 그대로 엮은 거라 엄청 술술 넘어간다. "귀엽다." 이것이 나의 총평. 처음 발견한 동생보다 내가 더 재미나게 읽었다. 이렇게 기록하지 않았으면, 두 사람의 추억 속에서나, 그것도 어쩌면 아주 희미하게 남았을 일들이, 이렇게 기록함으로써 또렷한 시간들로 남았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이렇게 기록하는 것이 많은 노력과 애정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아니까. 응원하고 싶어지더라.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결혼생활과, 부천 서점의 무한한 발전과 (꼭 부자되세요!), 은지 씨의 다이어트를! 물론 이 귀여움이 결혼생활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귀엽고 웃기기만 하던 책의 마지막에 지금 내가 하는 고민이 그대로 적혀 있어 위안이 되기까지 했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늘 불안하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너만 그런 게 아니고, 나도 그렇고, 당신 옆에 사람도, 지금 당신 앞을 지나가는 사람도 그렇다. (141쪽)"



       이것은 은지가 해준 이야기 ㅡ

       누군가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 친구를 데리고 평양냉면 집에 갔다고 한다. 그리고 "이게 놀스 코리아 트레디셔놀 콜드 누들이야. 베어리 훼이머스."라고 소개를 했더니 그 외국인 친구가 전에 이 누들을 먹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디서 먹어 보았냐고 물었더니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인 피용양" #평양냉명 #외국인 #평양

    -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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