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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로지 일본의 맛
    서재를쌓다 2018. 6. 8. 22:13



       진짜 일본은 어떤 모습일까? 이동하기는 편할까? 그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수정처럼 맑은 계곡과 콘크리트 숲,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정리된 정원, 눈 덮인 산, 고딕 로리타 패션의 소녀, 게이샤....... 이 모든 것이 혼재된 곳에 과연 유럽에서 온 호기심 많고 평범한 가족이 (환대를 받는 것은 고사하고) 비집고 들어갈 만한 작은 공간이라도 있을까?

    - 26쪽


       자욱한 숯불 연기 속에서 아이들이 꼬챙이에 꽂힌 닭 내장을 기분 좋게 우적우적 씹어 먹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콘플레이크와 토스트로 시작한 하루가 이렇게 마무리되다니,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꿈이 아닌가 싶으면서 한편으로 이상하게 흐뭇하고 행복했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일본에 연착륙했다. 

    - 46쪽


       우리 가족은 후쿠오카에 도착하자마자 편안함을 느꼈다. 일본에서 방문한 모든 도시 중 다시 와서 살고 싶은 곳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었다. 후쿠오카는 감당할 수 있겠다 싶을 만큼 충분히 작으면서 한편으로 즐길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컸다. 또한 이곳은 좋은 의미에서 특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편안하고 따뜻하며 재미를 추구하고 가식 없이 진솔한 그런 분위기. 좋은 기후, 최고의 상점, 미술관, 공연장, 항상 인파로 붐비는 유흥가 등은 덤이다. 아무튼 이곳 후쿠오카에서 우리는 도시에서 기대 가능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 404쪽


        작년 여름에 시작한 책인데, 이제야 끝났다. 버리지 않고, 잊어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끝낼 수 있다. 일본인 요리사 친구가 있는, 그렇지만 일본 요리에 무지했던 영국 요리 작가가 가족과 함께 일본 전역을 몇달동안 여행하며 경험하고 맛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초반부에는 유머러스한 면이 많아 책장이 잘도 넘어갔는데 (작가의 새 책이 나왔는데, 출판사에서 '빌 브라이슨'과 맞먹는다고 홍보하더라) 어쩐지 중반을 넘어갈수록 지루해져서 (취재 내용이 많아졌다) 한참을 쉬었다 다시 읽었다. (잠자기 전에 읽다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는) 좀더 생생한 경험을 원했는데, 그런 경험들은 초중반에 몰려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이 500페이지의 책을 끝냈다는 뿌듯함! 서양인의 시선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 요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책이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박상현의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를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주에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트파이터> 후쿠오카 편을 볼 때도. 좋아하는 책인데, 이 책을 읽으면 작가의 일본 요리에 대한 사랑, 진심으로 아끼는 것들을 먹기 위해 기꺼이 투자해온 정성스런 시간과 돈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아, 이런 메모를 해뒀다. 오키나와에 가면 사올 것. 누치 마스 소금. 다량의 미네랄이 함유되어 몸에 아주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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