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from 모퉁이다방 2017.12.16 22:10


    가을의 사진들을 모아놓고 보니, 죄다 먹고 마신 사진들이구나. 나는 먹고 마실 때 가장 행복한가 보다. 2017년 가을도 수고했다아. 요즘 맥주를 전혀 마시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 지난 가을 맥주 사진들을 보니 뭔가 만감이 교차하네. 맥주를 마시지 않는 나날들은 생각보다 괜찮다. 마시지 않는 날들이 꽤 되니, 생각이 아예 나질 않는데, 그럼에도 술모임에는 꼬박꼬박 참석하고 있다. 무알콜 맥주를 사들고. 사람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적당하게 취해가는 걸 보는 게 꽤 좋다.



































































































   이 가을의 끝에 내게 온 일. 소윤이는 짧은 서울행에 잠깐 시간을 내 보자고 했다. 이 속 깊은 어린 친구는 내가 더 걱정할까봐 의연하고도 단단하게 다 잘 될 거라고, 언니는 더 튼튼해질 거라고 얘기해줬다. 내 얘길 듣고 고심해서 고른 게 분명한 소윤이의 문장들을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읽다가, 따뜻해져서 눈물이 났다. 아주 큰 위안이 되었다. "인생이란 것은 우리의 염원을 다지는 골짜기이자 삶에게 다쳐가며 다져지는 것이다. 고생은 가능하면 피해가면 좋겠지만 부딪혔을 때는 반드시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곁엔 늘 또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함께한다. 이겨낼 힘을 주는 누군가가."








  1. HJ 2017.12.17 13:1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김소윤 멋있어.

  2. 세온영 2017.12.18 04: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주저앉게 하는 글귀네요. 종종 생각 날 것 같아요. 인생이란 것은 우리의 염원을 다지는 골짜기이자 삶에게 다쳐가며 다져지는 것이다. 고생은 가능하면 피해가면 좋겠지만 부딪혔을 때는 반드시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곁엔 늘 또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함께한다. 이겨낼 힘을 주는 누군가가.

    •  address  modify / delete 2017.12.22 20:52 신고 BlogIcon GoldSoul

      마지막 두 문장은 제 친구의 글인데, 좋죠? 힘이 듬뿍 났어요.
      냉장고 앞에 붙여두고 먹먹한 날에 그 앞에 가 천천히 읽었답니다. :)

  3. 2017.12.18 14: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