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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밤의 행복
    모퉁이다방 2007. 8. 1. 21:44

    원래 여름은 지독하게 싫어했다.
    끈적끈적 달라붙는 땀냄새같은 여름.
    그런데 점점 여름이 좋아진다.
    뭐 여름뿐인가.
    봄은 봄이라서 좋고, 여름은 여름이라 좋고, 가을은 가을이라 좋다.
    겨울은 말할 필요도 없는 거고.
    여름은 지금 이 순간 때문에 좋다.
    갑자기 내리는 여름밤의 소나기.
    후덥지근했던 공기들이 갑자기 이렇게 촉촉하게 적셔질 때.
    창문을 활짝 열어놓으면 바람을 따라 들어오는 여름 내음새.
    톡톡 음악소리같은 빗소리.
    찬물로 샤워 한번하고 스탠드 불빛만 켜두고
    여름밤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놓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순간 정말 행복하구나, 느껴진다.
    정말 좋구나, 라고.

    하루종일 비가 오다 말고 오다 말고 하는데
    자꾸만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 생각났다.
    지금 OST를 찾아서 틀어놓고 위화의 <형제>를 읽고 있는데 너무 좋다.
    적당히 슬프고 적당히 아름다운 음악과 글귀들.
    나도 적당히 슬프고 적당히 아름다운 이가 되고픈 여름밤.
    아무래도 OST와 DVD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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