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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의 일들
    모퉁이다방 2017. 3. 1. 00:20


    2017년 3월을 시작하며 기록하는 2016년 12월의 일들.

    아, 벌써 1분기 마지막 달이다.




    상수에서 아름씨를 만났다. 우리는 세일을 하는, 가격이 꽤 나가는 맥주를 한 병 시켜 나눠 마시기로 했는데, 센스있게 세일가를 저렇게 현금으로 장식해주셨다. 아름씨가 산미가 꽤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적당하게 맛있었다. 단둘이서 첫만남이라 나름 긴장했던 저녁.        




    지은씨와 지숑님이 합류하여 2차까지 갔다. 지숑님은 날의 술자리를 굉장히 특이했던 술자리로 회자하고 계시는데. 이제 네덜란드 이야기가 나오면 슬며시 웃는 지숑님.




    사촌동생에게 좋은 일이 생겼고, 다같이 축하해줬다.




    그러니까 퇴근 후의 삶이 필요하구나, 생각했던 저녁. 토마스 쿡의 입담은 여전했다.




    원주행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둘렀던 주말 아침.




    원주.




    스키장이 내다보이는 숙소에서 복작복작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최근에 깨달은 건데, 나는 여행지의 숙소를 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비싸고 화려한 숙소를 말하는 게 아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그런 숙소들이 있다. 첫눈에 반해버리는. 그런 숙소에서 보낸 여행들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상암 북바이북. 자존감 수업. "되는 것만 합시다. 달리 방법도 없어요."




    드디어 목도리 완성. 저 라벨은 아무래도 어색해서 떼어냈다.




    주말 점심. 마음에 드는 중국집을 발견했다. 볶음밥이 아주 맛있다.




    맥주 마신다고 매번 못 가서 마음에 걸렸다.




    12월의 어느 주말, 광화문.




    우리답게 끝나고 맥주로 꽁꽁 언 몸을 녹였다.




    나 맥주수업 들으니까 이런 맥주도 먹으러 가보자.




    하지만 파워플랜트는 너무나 비싼 것. 다신 오지 않기로 한다.




    왕십리까지 가서 아이맥스관에서 <라라랜드>를 봤다. 모두가 좋다는데, 심드렁했던. 12월에는 자주 그랬던 것 같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영화들은 왠지 그냥 그랬다. 기대를 잔뜩 해서 그런건지.




    영화를 보고 성수로 이동해서 어메이징 브루어리에 가보았다.




    나 맥주수업 들으니까 이런 맥주도 먹으러 가보자 2.




    전날 은경이가 친구들이랑 소주로 신나게 달리는 바람에, 그런데 나는 극장에서 맥주를 한 캔씩 사놓고 기다린 바람에, 그리하여 <라라랜드>를 보면서 조는 지경까지 가는 바람에, 간단하게 마시고 헤어졌다.




    친구는 괌에 놀러가서 괌맥주를 사오고, S는 유럽에 가서 보자마자 내 생각이 났다며 한정판 하이네켄을 사오고, 막내는 대만에 가서 대만맥주를 사온다. 아, 맥주 선물은 어찌나 벅찬지.




    막내가 대만 야시장에서 사온 애지중지했던 선물인데, 나는 이 아이가 우리집 앞 알파문구에서 1,500원에 팔리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IPA에는 순대라고 해서.




    술술 읽혔던 <분노>, 이제는 갈 수 없는 아침 스타벅스.




    12월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한 사람은 14년간 다니던 회사의 퇴사를 결심했고, 한 사람은 죽다 살아났다. 정말 죽다 살아났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몸은 누워 있는데, 그걸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 얘길 고기를 먹으면서 들었다. 왠지 그렇게 들어선 안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은 나중에 들었다. 팀에서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회사를 그만뒀다.




    나는 원래 남자 미용사가 머리를 만지는 걸 불편해했는데, 이 미용실을 다니면서 바뀌었다. 가만히 다가와 내 냄새를 오랫동안 맡아댔던 미용실 고양이.




    맥주학교 1학년과 2학년 사이, 1학년 모임과 뚝도 페어링.




    고도수 맥주들로 엄청 달렸다.




    스타우트와 초콜릿을 같이 먹으면 맛나다.





    숙취란 녀석이 바삭 안겨오면 이제 나는 평생 아무술도 마시지 않겠노라 다짐하지만, 그 녀석이 슬금슬금 뒷모습을 보이면 그렇지, 세상엔 참으로 맛있는 맥주가 많은 것이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는.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이 된 노래방. 카스에 IPA를 약간만 섞으면 IPA가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곳!





    12월에는 많은 일이 있었지. 그러니 야근도 많았다. 어느 날 답답해 혼자 나와 휴게소 우동을 먹었다.




    애정하는 자유로 휴게소.




    소윤이가 전주에 가게 됐다. 출판단지에서 일했지만 단지 안에서는 잘 보질 못했다. 정말 우연히 2200번 버스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버스에 탔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런데 울고 있었다. 소윤이는 그 날, 아무래도 회사를 그만둬야 될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는 합정에서 김밥과 우동을 나눠 먹고 헤어졌다. 나는 그날도 소윤이에게 말했다. 힘이 되는 말을 못해서 미안하다고. 우리는 2016년 파주에서 함께 했다. 소윤이를 생각하면 언제나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러길 위해서 좋은 마음과 좋은 몸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소윤이의 급벙개로 만나게 된 우리. 사랑에 푹 빠진 봄이의 그!도 만났다. 흐흐- 그날의 낙성대의 결론, 우리는 넓고도 깊다!




    집에 챙겨놓았다는 선물을 가지러 가서 얻어마신 일본에서 사온 맥주. 두번째 방문이었고, 마지막 방문이 되었다. 다음엔 전주의 자취방으로.




    주인을 찾은 목도리. 초록초록한 빨간머리 앤을 사랑하는 소윤이. 생일 축하했어. :)




    이 맥주 정말 맛있다. 위트위트 사장님도 강추. 결국 1월에 6호라인 공구까지 이어진 부쿠 IPA.




    오겡끼데스까. 새봄씨의 엽서로 따뜻해진 겨울.




    아침비.




    친구가 크리스마스 이브를 함께 보내자고 했다. 만삭의 친구집에서 하룻밤 자고 왔다.

    우리들이 빈 세 개의 소원. 나란히 깐 두 개의 침구. 내가 꾼 하나의 꿈.




    그리고 말이 필요없다, 뿅족.




    소원.




    만삭의 몸으로 아침도 차려줌. 육즙 가득하다고 자랑했던 만두는 결국 처참하게 속을 드러냈다.




    크리스마스는, 이제 돌이 되는 아가가 있는 친구의 집으로.




    아가는 자신이 곧 잠들어야 하는 줄도 모르고, 찝찝했던 기저귀를 간 뒤 이모들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하며 꽃웃음을 꺄르르 꺄르르 마구마구 날렸지만, 아가의 아버지는 가차없이 아가를 방으로 데려 갔다는 슬픈 이야기. 많이 컸다, 찬이. 잘 웃는 아가. :)




    크리스마스 다음날은 막내의 생일.




    막내가 한번 가보고 싶어했던 가게로 갔다.




    생맥주 무제한 행사를 하길래 달라고 했는데, 생맥주가 떨어지랑 말랑 한다면서 병맥주를 계속 가져다주신다. 아, 여기 괜찮다, 생각했으나 결정적으로 음식이 맛이 없고 비싸서, 이제 안 갈 것 같아요. 흑흑-그러나 잘 마셨습니다!




    S가 중국출장 다녀와서 선물해준 팬더 초콜릿. 귀여워서 먹을 수 있겠나.




    고마운 사람에게서 받은 엽서. 벌써 많이 늦었지만 답장을 늘 생각하고 있어요. 기다려주세요- :)




    이제 파는 수 밖에 없다. 사고 싶은 책이 계속 생기니. 합정의 중고서점에 가서 처음으로 팔아봤다.




    겨울.




    회사 동료 송별회 끝나고 가서 만난 12월의 시옷들. 봄은 자신의 파리를 우리에게 선물했다.




    꼬막이 이렇게 맛있는 지 처음 알았다. 완전 꿀맛. 이 날 너무 맛있어서 다른 날도 기회가 있음 시켜봤는데 이 맛이 안 나더라. 시옷 효과인가. 결국 노래방에서 계속 잤다. 최고령자 체력의 한계.




    마니또, 멋진 사진 찍기에 이어, 이번에는 연말 선물 이벤트. 나는 솔이의 아름다운 램프를 받았다. 이 선물은 나 뿐만 아니라 동생도 좋아해서 집에서 술 마실 때마다 켜두고 있더라. 무척 이쁘다. 




    집에서 영화보다 이 대사에 꽂힘. 흐흐-




    동생 친구 어머니가 챙겨준 과메기. 덕분에 이번 겨울에도 과메기를 먹고 지나갔다!




    솔과 하진, 이토록 다정한 시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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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꽤 많은 일이 일어난, 많은 것을 느꼈고, 많은 것에 성공했고, 또 많은 것에 좌절한 2016년 끝났다. 늦은 2016년의 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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