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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래동화
    음악을듣다 2017. 1. 17. 23:28




       오늘 이 노래만 스무 번 넘게 들었다. 지금의 나는 완전히 이 앨범에 빠져들어, 듣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가사와 음을 생각하고 있다. '평정심'에 빠져 있었는데, '언니'를 듣다 어느 순간 가슴이 저려왔다. 그러다 이번에는 '전래동화'이다. 드럼이 쿵쿵 소리를 내고 '고인들'이라는 가사가 시작되면 왠일인지 나는 고등학교 때 가슴 졸이며 보았던 소설책이 생각난다. 지금은 제목도 정확하게 기억나질 않는데, 그 책을 참 좋아했었다. 야한 부분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 장면만 나오면 방 구석에서 가슴을 쿵쾅거리며 책장을 넘겼다. 배경은 선사시대였다. 사냥을 하고, 무리를 지어 생활을 하던 시대. 이 노래를 들으면 이유 없이, 아주 넓은 들판 위에 고인돌이 드문드문 서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는 어쩌면 쓸쓸하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 어제는 찬바람을 헤치고 불광천을 걸으며 몇 번을 들었는데, 역시 좋았다. 한 번도 가진 적 없는 무언가가 갑자기 아득해지는 느낌이다. 가사가 모두 좋지만 그 중 제일 좋은 부분은 이 부분,


    우연히 널 스친 그

    번쩍 깨닫게 되었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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