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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암수원지
    모퉁이다방 2016. 9. 21. 21:42






       추석 때 온가족이 마산 봉암수원지에 갔다. 마산이 창원이랑 통합되어 창원이 되었지만, 내게는 마산은 마산이다. 저수지를 반바퀴 돌고 정자 앞 나무에 모여 다같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작은아빠는 찍겠습니다, 말씀하시고 계속 핸드폰을 들여다 보기만 하셨다. 막내삼촌이 찍는 겁니까, 묻자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더니 버튼을 누르더니 동영상을 찍었다고 허허 소리내어 웃으셨다. 덕분에 우리는 움직이는 단체 사진을 소장하게 됐다. 다시 저수지를 반바퀴 돌아 나와서 마산 아구찜을 먹고 헤어졌다. 나는 나무과 물이 가득한 길을 걸으면서 얼마 전에 본 <나의 산티아고> 영화를 떠올렸다. 추석이 지나면 유럽으로 혼자 떠난다던 혜진씨도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아주 긴 길을 혼자 걸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나의 산티아고>의 주인공은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투덜투덜 걷다가 어느 날 변한다. 마음이 달라지니, 표정도 달라진다. 곧 몸도 달라지게 된다. 그녀의 충고대로, 온전히 혼자 걸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길이 있고, 그 길을 그저 걸어가는 것인데, 왜 우리는 치유되는 것일까. 오늘 고민하다 (요즘 초절약모드이므로) 적립금을 긁어모아 책 한 권을 주문했다. 가을에는 새로운 길을 좀더 자주 걸어보고 싶다. 찾아보니 마산 봉암수원지는 1930년 일제시대에 만들어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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