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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무라이스 잼잼 6
    서재를쌓다 2016. 9. 8. 22:58





       내게는 마스다 미리 만화책을 모두 사는 친구가 있고, 오무라이스 잼잼 만화책을 모두 사는 동료가 있다. 두 사람은 나에게 만화책들을 빌려준다. <오무라이스 잼잼> 6권이 2015년 11월에 나왔으니까 Y씨는 2015년에 구입을 하고 다 읽고선 금방 나한테 빌려줬을텐데, 세상에나 지금은 2016년 9월이다. 얼마전에 더이상 가지고 있음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 전에 틈틈이 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만연한 가을이 오기 전에 돌려줄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정이 많이 들어버린 오무라이스 잼잼 가족들. 이번 6권에서는 '규동' 편에서 왠지 짠했다. 규동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 규동은 왠지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먹어야 될 것 같다. 꼭 체인점에서. 든든한 돈지루를 젓가락으로 휘휘- 휘젓고 그릇을 들어 후루룩 마시면서. 이른 아침에 먹어야 할 것 같은 이유는 도쿄에 갔을 때 Y언니랑 비오는 아침에 그렇게 먹었던 까닭이고, 늦은 밤에 먹어야 할 것 같은 이유는 드라마 <사랑이하고싶어사랑이하고싶어사랑이하고싶어>에서 항상 그 시간에 먹었기 때문. 늦은 밤, 피곤함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규동집 풍경이 좋았다. 후루룩 후루룩- 규동 먹는 소리도.


      <오무라이스 잼잼> 6권의 규동 편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했다. 만화가 아빠와 딸은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아침에 엄마와 아들이 아직 잠들어 있을 때, 둘이서만 조용히 나왔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규동집에 가서 규동와 돈지루, 날계란을 시켰다. 아빠는 딸에게 어린이 세트가 있다고 알려주지만, 딸은 아빠에게 아빠랑 똑같은 걸로 먹겠다고 한다. 비가 내리던 초여름 나가사키(!!)의 한적한 골목길의 규동집에서. 시간이 흐른 뒤, 딸이 어느 한적한 오후에 아빠와 마주 앉아 아빠는 작업을, 딸은 숙제를 하고 있을 때, 턱에 두 손을 괴면서 말한다. "규동 먹고 싶다." 아빠가 "규동? 아빠랑 먹었던 거?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라고 물으니 딸이 그런다. "아빠가 둘이 먹어서 더 좋았어." 아빠는 집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거의 하루종일 음악을 틀어놓는데, 상대방에 취향에 따라 다르게 음악을 튼단다. 딸이랑 있을 때는 감성적인 음악을 트는데, 거기에 '브로콜리 너마저'가 있었다. 어느 날, 아빠와 딸, 둘이 함께 차를 타고 갈 때 아빠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1/10'을 튼다. 딸은 그 노래가 좋아서 혼자서 막 흥얼거린다. (딸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여래 하나만 기억해줄래~ 우리가 아파했던 나른 모두~" 아빠는 딸에게 묻는다. "근데 너 이 노래가 무슨 뜻인지 알아?"  아빠는 딸에게 가사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묻는다. "우리 은영이는 아빠랑 함께했던 시간들 중에 열에 하나는 기억해주려나?" 그러니 은영이=딸이 말한다. 어여쁜 표정을 지으면서. "열에 여덟은 기억할 거야. 둘은 잊어버리고."


       규동 편이 제일 좋았다. 6권에서. 아, 규동 먹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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