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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술들
    모퉁이다방 2015. 12. 20. 21:42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술은 마시는지 꼭 물어본다. 맥주를 좋아하니까, 함께 맥주를 마셔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좋아하지만 강하진 못하니까, 너무 센 사람보다는 나랑 속도가 맞는 사람이 좋다. 내가 한 잔 마시면, 그 사람도 한 잔. 내가 두 잔 마시면, 그 사람도 두 잔. 세 잔 마시고 싶은데, 이제 더는 못 마시겠다고 하면 아쉬우니까, 세 잔을 함께 마셔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세지 않아서 종종 필름이 끊기기도 하니까, 혼자 끊기면 다음 날 아침에 초조하고 난처해지니까, 함께 끊길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얼마 전에 아끼는 아이와 처음으로 둘이서 맥주를 마셨다. 우리는 같은 양의 맥주를 비슷한 속도로 마셨고, 정확히 같은 시간 동안의 기억이 없다. 그 시간 동안 신이 나서 셀카를 찍었는데, 그 시간 속의 우리는 무척 즐거워보였다. 아이가 말했다. 언니는 좋은 사람을 꼭 만날 거야. 내년에는 맥주를 좋아하는, 함께 마셔줄 수 있는,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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