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추석
    모퉁이다방 2015. 9. 29. 22:24

     

     

     

     

     

     

     

     

     

     

     

     

     

     

     

     

     

     

     

     

     

     

     

     

     

     

     

     

     

     

     

     

     

     

     

     

     

     

     

     

     

       숙모는 누군가가 찍은 사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에 찍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했다. 포르투갈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들여다보다 어떤 사진을 가리키며 금령아 이 사진 좀 숙모한테 보내주라, 고 했다. 리스본 테주강을 찍은 사진이었다. 어찌어찌하다 결국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니 혼자갔기에 볼 수 있었던 풍경들이 많았을 거라고, 그 풍경들은 분명히 깊을 거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다음 번에는 좋은 사람과 함께 가서 혼자 갔을 때는 볼 수 없었던 다른 좋은 풍경을 담아오라고 하셨다. 우리들은 깊은 밤 맥주잔을 기울이며 오래된 사진첩을 들여다 봤는데, 거기에 숙모의 결혼 후 첫 여행 풍경이 담긴 사진이 있었다. 숙모는 명절 때와 삼촌 휴가 때 어김없이 할머니 집에 내려와 시간을 보냈는데, 그날은 어쩐 일인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단다. 무작정 어딘가로 버스를 타고 가서 하룻밤을 보냈단다. 그게 삼촌과 숙모의 첫 여행이었다고 했다. 

     

        장유에 다녀와서 옥천사에 갔다. 추석을 지내는 동안 좋은 일도 있고, 좋지 않은 일도 있었다. 아빠는 일기를 쓰시는 것 같다. 아빠의 일기에는 어떤 마음들이 담겨 있을까. 아빠가 절에 있는 보살님에게 자신은 종교를 떠나서 절에 오면 이 절이 품고 있는 고요한 자연이 좋아서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나는 아빠를 많이 닮은 것 같다. 외할아버지가 쓰시던 오래된 필름자동카메라를 들고 왔다. 좋은 마음이 담긴 사진들을 많이 찍고 싶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