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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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진짜 이야기모퉁이다방 2007. 10. 30. 19:04
대저택에서 태어난 한 쌍둥이 자매가 있다. 이들의 엄마와 그녀의 오빠는 어려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장난들을 하며 낄낄거리며 즐거워 했다. 이를테면 오빠가 그녀의 팔목에 녹이 슨 철사로 스윽 그으면 그녀는 솟아나는 피를 보며 헤죽거리는 거다. 이 집안의 이상한 정신병의 기운은 되물림되고 있었다. 그들의 아버지에게서 오빠와 그녀에게로 그리고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난 쌍둥이 자매에게도.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도 확실하지 않다. 옆집에 살던 그녀와 로맨스를 즐긴 남자와 결혼은 하긴 했지만 다들 아이들의 아빠가 엄마의 오빠, 삼촌일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어쨌든 쌍둥이 자매는 태어났고, 버려진 듯 먼지로 휩쌓인 대저택에서 아이들의 엄마는 정신병원으로 이송되고 이들의 아버지일 지 모를 삼촌과 나이들어 제대로 일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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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와 팻 매스니모퉁이다방 2007. 10. 30. 13:15
어제 김연수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 다녀왔다. 작가님 책을 조금밖에 읽지 못한 주제에 초대 신청을 하고 정말로, 꼭, 반드시 초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있었는데, 당첨됐다는 메일이 왔다. 얼마나 좋았는지. 월요일이라 공연이 없는 연우 소극장에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삐그덕 소리가 많이 나서 불편하긴 했지만 작가와 연극무대라니 왠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연수 작가님은 무대 중앙에 앉으셔서 강연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한다면서 책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으면 한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이번 책 의 제목에 관련된 이야기, 독일 대사관에서 자신을 독일로 보낸 이야기, 그 곳에 관한 느낌들, 생각들, 그래서 쓰게 된 이번 책에 관해서. 예전에 여성지에서 일하던 시절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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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번째 이야기 - 정말로 진실을 알고 싶어요?서재를쌓다 2007. 10. 26. 01:31
열세 번째 이야기 -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비채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래요. 헌책방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는 주인공이 있어요. 마가렛 리. 마가렛은 책방을 도우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미 죽은 인물들의 전기를 써요. 어느날 비다 윈터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는 편지를 받아요. 마가렛은 살아있는 작가의 전기를 써보지도, 쓰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비다 윈터라는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이 작가의 사생활에 관련해서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어 거절을 하기로 마음을 먹어요. 그런 마가렛이 그녀의 전기를 쓰기로 한 건 순전히 쌍둥이 이야기 때문이예요. 마가렛에게는 허리즈음에서 잃어버린 쌍둥이 자매가 있었거든요. 이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가렛에게는 영원히 존재하는. 흐릿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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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 고마운 애란씨서재를쌓다 2007. 10. 12. 13:06
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문학과지성사 김애란을 읽었다. 첫번째 단편집의 첫번째 단편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녀와 나는, 작가인 그녀와 독자인 나는, 우리는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매일 가는 편의점 직원이 나를 모조리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하숙방도 자취방도 아닌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소통되지 않는 '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내가 그녀의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끼고 서울 땅 아래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였음에 위로받고, 그녀가 예민하고 예리하고 사람의 마음을 뭔가로 쿡쿡 찌르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애란을 만났다. 내가 만난 김애란은 내가 생각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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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 단편 속을 유영하다서재를쌓다 2007. 10. 8. 17:16
달로 간 코미디언 김연수 외 지음/중앙북스 일단 저는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표지와 전체적인 책의 촉감이 좋아요. 전체적으로 은은한 파스텔톤이고, 작가 한 명 한 명의 캐리커쳐가 있어요. 직접 그려넣은 선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가들의 표정은 인자해 보이기도 하고, 무덤덤해 보이기도 하고, 또 새초롬해보이기도 해요. 표지는 까칠까칠하고 울퉁불퉁한 종이의 촉감으로 살아있고 내지도 가벼운 재질이라서 가방 안에 넣고 다녀도 무겁지가 않아요. 김훈 작가가 수상했던 지난해랑 비교해보면 파스텔톤의 전체적인 표지 색깔만 살짝 달라졌어요. 마음에 듭니다. 김연수 | 달로 간 코미디언 을 읽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동생이 김연수를 좋아하는데 저는 사실 그의 작품을 산문 몇 개밖에 보질 못했거든요. 산문 몇 개에서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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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둘째주 책을 말하다 추천책서재를쌓다 2007. 9. 20. 11:22
9월 18일. 이번주에 추천된 두 권의 책. '육체와 영혼의 병'이라는 주제로 소개된 과 . 다니엘 키스의 이 책은 예전에 어디서 소개된 거 보고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도서신청까지 해 놓고 책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아직 대출을 못했다. 오늘가서 대출해야겠다. 얇은 책인줄 알았는데 600페이지 가량의 두꺼운 책이란다. 빌리 밀리건이라는 실제 인물을 소설화한 것인데 다중인격장애로 24개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란다. 강간과 강도 사건으로 체포되었는데, 그 당시 자신이 정말 그런 끔찍한 일을 한 거냐며 전혀 모르는 일처럼 말했다고 한다. 자신의 내면에는 24명의 인격이 있는데, 모두들 이름도 있고 성격도 다르단다. 어린 시절에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되면 이런 다중인격장애가 발생하기 쉽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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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 신경숙 작가님께서재를쌓다 2007. 9. 6. 12:04
신경숙 작가님께. 대학교 3학년때였던 거 같아요. 국문과에서 신경숙 작가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벽보를 보고는 그 날을 기억해뒀다가 강의실에 들어가 앉아 있었죠. 그 날은 친구들이 모두 다 약속이 있어서 혼자 우두커니 국문과 학생들로 꽉 찬 강의실에 앉아 있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작가님이 도착하시질 않으셨어요. 과대표가 지금 오시는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고서도 한참이였죠. 그 날의 기억이 또렷하다면 그 강의실에 있던 백여명의 학생들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았어요. 그리고 작가님이 허겁지겁 들어오셨죠.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며 연거푸 사과를 하셨죠. 제게 휴대폰이 하나 있는데, 그 휴대폰을 거의 안 써요. 받지를 않고 걸때만 가끔씩 쓰는데, 로 시작하는 말씀이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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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 찜해두기모퉁이다방 2007. 9. 5. 14:07
존 그리샴의 존 그리샴 소설을 한번도 못 읽어봤는데. 케이블에서 더스틴 호프, 존 쿠샥, 레이첼 웨이즈의 영화를 봤다. 을 원작으로 한 영화였는데, 에서는 담배회사와 대항하는 내용이라는데 에서는 총기회사와 대항하는 내용이었다. 간만에 재밌게 본 법정영화였다. 배우들도 빵빵하고 반전이라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 반전에 하도 길들여져서 보다보면 딱 알 수 있다. 반전이 중요하다기보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세지가 중요했다. 미국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는 총기난사 사고에 대해서 총기를 난사한 가해자가 아닌, 그 매개체가 되는 총기를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무분별하게 팔고 있는 총기회사에 대한 고발과 함께 미국의 배심원 제도에 대해서 자세히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원작이 궁금해서 찜해둠. 이정명의 어제 TV,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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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리본의 시절 - 존재의 뒤편으로 내려지는 일이 없기를서재를쌓다 2007. 9. 2. 16:07
분홍 리본의 시절 권여선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동네에 생긴 조그마한 주점은 통영에서 직배송한 싱싱한 해산물들을 내어놓습니다. 어느 날 주점 앞을 지나가다가 원목의 기둥 위에 커다랗게 써져 있는 '활우럭구이+생맥주, 환상적인 조합'이라는 메뉴를 보고 동생과 입맛을 다지며 들어가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바삭하게 구워지는 생선구이를 보면서 생맥주 500cc를 나란히 마셨습니다. 생선의 살점과 맥주의 조합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제법 통통해보였던 생선의 살점이 숯불 위에서 바삭하게 구워지면서 날씬해져버리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점점 줄어가는 살점을 아쉬워하며 맥주를 들이키고 있을 때, 주점의 주인이 와서 생선을 뒤집어주며 말합니다. 머리에 붙어 있는 살이 제일 맛있으니 꼭 챙겨먹어요. 나는 그만 권여선의 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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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를 기르다 - 고독하기 때문에 읽는다서재를쌓다 2007. 9. 1. 16:38
제비를 기르다 윤대녕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내게는 소설보다도 작가의 말을 더 기다리게 만드는 작가가 있다. 아마 을 읽었을 때였을 거다. 은어가 강물로 거슬러 올라간 곳에 작가의 말이 있었다. 세세한 구절들이 떠오르진 않지만, 나는 한 장 남짓의 소설가의 시같은 작가의 말을 읽고는 책을 그냥 덮어버리지 못하고 그 구절들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그 뒤로 윤대녕의 예의 그 감성적인 글의 촉감들도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작가의 말을 남겼을까 기대하면서 읽게 된다. 그리고 소설을 끝나기 전에는 절대 뒤로 넘겨 먼저 읽지 않는다. 작가의 말은 소설이 끝난 다음에 읽는 것이 가장 빛나므로. 사실 이러면서도 그의 소설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내가 읽은 그의 글들은 , , 그리고 약간의 실망을 금치 못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