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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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주여행을가다 2016. 1. 3. 13:30
과감하게 케이티엑스 / 무인호텔 무인무료조식서비스 / 경주에 오래 살면 이 능들을 보고도 무뎌질까 / 교리김밥 줄 계란냄새 / 니 하오, 양동마을 새해 무료 / 콜로세움 스타벅스 로스트넛츠라떼 / 익숙한 새벽 세시 / 녹두전과 해물순두부, 막걸리 / 무서운 불국사 콜택시 / 성호리조트 별들 / 세 명이지만 방 안 바꿉니다 / 포르투갈 와인 개봉 / 아침목욕 / 꽃청춘 아이슬랜드 / 바글바글 불국사 / 다음에는 아리수관광호텔 / 부의 끝은 스스로 만족하는 데 있다, 극락전 / 석가탑은 7월 이후 / 벌써 새순 / 9와 숫자들 방공호 / 도솔마을 정식, 동동주 / 커피플레이스 에스프레소와 딸기주스 / 봉황대의 노을 / 신경주역 기념품 쇼핑 / 소시지와 맥주 / 첫 로드무비 완성 / 또 보자, 경주 케이티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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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이를테면 에필로그여행을가다 2015. 12. 6. 00:23
이런 일이 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직후 출근을 하고 함께 밥을 먹는데, 내게 '혼자 여행을 가게 된 게 운명인 것 같아요' 라고 말해준 동료가 여행이 어땠냐고 물어봤다. 나는 여행의 감흥이 아직 엄청날 때였으니까 (오랫동안 염원하던 그곳을 혼자서 무사히 다녀오다니!) 신이 나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동료가 하품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물론 그녀는 당시 만삭이었고, 자주 피곤해했다. (그녀는 임신하지 않았을 때에도 늘 피곤해했다는) 조회시간에도 팀장님 앞에서 하품을 하곤 했다. 당황한 나는 서둘러 여행담을 마무리했다. 그 뒤 내가 여행을 간 줄 아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들이 여행이 어땠냐고 물어볼 때마다, 나는 그 하품을 떠올렸다. 그래, 처음엔 흥미롭다가 길어지면 (자기도 모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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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 마지막 밤여행을가다 2015. 12. 3. 22:21
검색에 검색을 했더랬다. 리스본에서 못 들은 파두를 포르투에서 혹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소박한 곳이면 좋을 것 같앴다. 저녁을 먹으면서, 와인 한 잔을 하면서 잠시동안 그 깊은 울림으로 빠져들 수 있는 곳. 결국 그 곳을 찾았다! 가족 전체가 파두를 너무 좋아해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매주 목요일마다 파두 공연을 하는 곳. 마지막 밤이 목요일이었다. 이런 행운이 내게 찾아오다니! 포르투갈이여! 캐리어에 돈 뭉치가 있는 줄도 모르고, 남은 돈을 끌어 모았다. 안 되면 카드를 긁자. 카드도 챙겼다. 그리고 나섰다. 마지막 밤을 즐기러! 익숙한 길과 초행인 길을 지나 식당에 도착했다. 조금 늦긴 했지만 아직 저녁식사 시간인데, 식당 안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이건 좀 불길하다. 하지만 차선책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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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 마지막날여행을가다 2015. 12. 2. 22:38
다음 날은 아침에 공항에 가야 했으니, 이 날이 실질적인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마지막 날엔 가이드북은 숙소에 두고 수첩과 엽서, 우표와 펜, 지도 한 장만 챙겼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대로 걷고, 포르투갈에서의 마음을 엽서에 담을 생각이었다. 마지막 날, 해가 떴다. 아침. 오늘도, 길을 나섰다. 어젯밤의 흔적. 그리워질 풍경. 이 길을 매일 걸었다. 카르멜 성당과 카르무 성당. 카르멜 성당에 들어가니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없었고. 성당 앞자리에 앉아 아빠에게 엽서를 썼다. 아빠, 여행이 끝나면 좀더 좋은 사람이 될게. 다음엔 좋은 곳을 같이 여행하자. 그러니, 건강하자. 첫날, 지하철 역도 제대로 못찾고 잔뜩 긴장했던 상 벤투역. 이제는 친숙해진. 아, 시장이 제일 싼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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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 먹방여행을가다 2015. 11. 22. 09:27
2015년 7월 8일 수요일에 먹은 것들. 이걸 먹기 위해서 볼량시장에 다시 갔다. 정어리 구이. 시장 한 켠에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리는 식당이 있었다. 이 날은 모자를 쓰고 다녔다. 모자를 벗고 메뉴판을 봤다. 사르디나와 맥주를 시켰다. 옆에 외국인 아저씨도 혼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음식 한 접시를 아주 맛있게 드셨다. 정어리 구이는 생각했던 딱 그런 맛이었다. 맛있었다. 다시 먹고 싶을 만큼. 감자도 맛있었고, 샐러드도 맛있었다. 한 접시 깨끗하게 비우고, 맥주 한 병을 더 시켜 마셨다. 든든한 점심이었다. 불량시장에서 친구들 선물도 잔뜩 샀다. 앞치마도 사고, 조그마한 포르투갈 술도 사고, 내가 먹을 맥주도 샀다. 동생에게 줄 와인도 사고, 정어리 마그네틱도 사고, 재물의 상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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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 클레리구스 탑여행을가다 2015. 11. 11. 23:41
클레리구스 성당 & 탑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클레리구스 탑과 성당은 포르투의 랜드마크다. 1754년 클레리구스 형제회를 위해 포르투갈에서 활동했던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화가인 니콜라 나소니가 10년 동안 지었다. 도시 최초의 바로크 양식 건물로 지어질 당시에는 포르투갈에서 최고의 높이를 자랑했다. 75.6m로 나선형 계단을 15분 정도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도우루 강과 올드 시티, 빌라 지 오바 가이아의 풍경은 탄성을 자아낸다. 탑을 오르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사람이 적은 아침에 가는 것이 좋다. p. 127 * 여행을 가기 전, 여러 친구들에게 좋은 노래들을 추천받았다. 누군가는 잠들기 직전에 들을 노래를 추천해줬고, 누군가는 지금 자신이 듣고 있는 가장 좋은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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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 도우루강여행을가다 2015. 11. 8. 15:37
화요일 밤에는 도우루 강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숙소에서 쉬다 배가 출출해지자 길을 나섰다. 나무가 많은 공원을 지나갔는데, 곳곳에 조각상들이 있었다. 멀리서 뒷모습만 봤을 때는 쓸쓸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가 표정들을 보니 즐거운 거였다. 즐거워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표정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 나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 그러니 즐거워지더라. 강가로 가기 위해 낯선 골목길을 걸었다. 해가 스물스물 지고 있어서 골목길의 풍경이 근사했다. 그리고 강을 옆에 두고 식당가까지 한참을 걸었다. 어딘지 감이 오질 않고, 혼자이다 보니 좀 무서워서 발길을 서둘렀다. 걷다보니 식당가에 도착. 초코슈님이 추천해준 식당이 있어 가 봤는데, 만원이더라. 혹시나 해서 자리가 있나 물어봤는데 1시간 정도 기다려야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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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 한낮여행을가다 2015. 11. 4. 00:04
미술관에서 배를 채운 뒤 크리스털 궁전 정원까지 걸었다. 가이드북의 설명. "바다로 뻗어 나가는 도오루 강 하류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정원의 건물은 16세기에 스포츠 경기장으로 사용되다가 19세기에 철 구조물과 유리를 보수해 크리스털 궁전으로 불린다. 지금은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를 위해 사용된다. 붉은색의 벤치와 싱그러운 가로수길, 푸른 강물, 고혹적인 공작새들 덕에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다. 공작새는 영원과 불사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렇다. 나는 크리스털 궁전 정원을 걸어다니다 영원과 불사의 상징을 보았다. 공작새는 궁전을 마당 삼아 고고한 자세로 느긋하게 걸어다니고 있었다. 공작새를 발견하고는, 신기했지만 조금 무서워서 먼 벤치에 앉아 바라봤다. 그러다가 조금 더 가까이 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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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포르투, 미술관여행을가다 2015. 10. 31. 21:14
2015년 7월 7일 화요일. 포르투의 아담하고 고즈넉한 숙소에서 푹 잤다. 여행 시작하고 난 뒤 처음으로 푹 잤다. 이제서야 시차 적응이 된 듯. 조식을 먹기 전, 가이드북을 보다가 오늘 오전에는 여길 가보자고 결심했다. 소아레스 도스 레이스 국립미술관. 소아레스 도스 레이스는 조각가 이름이다. 원래 궁전이었던 곳을 지금은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단다. 포르투갈이 사랑한 조각가 소아레스 도스 레이스의 대표작품 '유배'가 유명하단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이 작품을 보지 않고 가는 것은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사실 작품 보다는 오른쪽 작은 박스에 있는 '팁'에 더 이끌렸다. "아담한 정원에서 산책을 하고 나서 1층의 카페테리아에서 포르투갈 가정식을 즐겨도 된다. 오늘의 메뉴 5.5-..